[인물탐구]편은 한국과 대만과 관련이 있는 분들을 취재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공간입니다. 주변에 한국과 대만과 관련하여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적극 추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격렬한 격려 부탁드립니다.
+대만은지금 (nowformosa@gmail.com) 올림
최창근 작가를 만난 건 서울 한국외대였다. 그는 이미 대만에 관한 저서가 3권이나 있다. 하지만 나이는 젊다. 그는 1983년 생으로 한국외대 신문방송학 및 행정학을 전공하고 대만 국립정치대학교(國立政治大學) 커뮤니케이션 연구소(傳播學院)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외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에서 정책학을 연구하고 있다.
최창근 작가는 2012년 정치대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 후 <대만 : 우리가 잠시 잊은 가까운 이웃>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국내 최초 대만에 관한 개론서로 대만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쓰여졌다. 단순한 대만 여행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무거운 책일 수도 있으나 대만을 보다 심도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은 반드시 봐야할 책이다.
2013년 그의 두번 째 책인 <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각종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모 기업체 필독서로 선정되기도 했던 이 책은 대만이라는 키워드로 대만 사회와 대만 사람을 소개하는 책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금년 6월 그의 세번 째 책 <타이베이 : 소박하고 느긋한 행복의 도시>가 출간되었다. 그에게 있어 대만은 무엇이기에 자꾸 대만 시리즈만 쓰는 것일까?
대만에서 유학을 하셨는데 왜 하필 '대만'인지요?
오래 전 부터 중국, 대만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2006년 저의 대학 시절, 서울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 staff로 일하게 되면서 현재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에 근무하시는 대만 외교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 외교관께서 저에게 대만 유학을 권해 주셨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대학 때 이력이나 학교 성적 등을 자주 물어 보셨는데, 유학을 권하시려 미리 알아 보신 것이었습니다. 이 분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2013년 발간된 책 <대만 :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의 추천사에 나옵니다.
대만 유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2009년 여름, 대만에 도착해서 거류증(ARC)를 발급 받을 때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납니다.
당시 대만에 장기 체류 하기를 원하는 한국인들은 일단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에서 '방문비자'를 받은 후 대만 외교부 영사사무국에서 '거류비자'를 받은 후 내정부 출입국과 이민서에서 '거류증'을 발급받는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문제는 한국과 대만 관계가 썩 좋지 않아서, 한국인들에게 거류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대만 교육부 장학금을 지급받고 있었음에도 추가로 '재력증명서'를 요구 받았고, 비자 발급 문제로 외교부 영사사무국 직원과 한바탕 싸운 일이 있습니다. 이 내용도 <대만 :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 책에 "원칙대로 해요"라는 제목으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한국 대만간 문화적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화적 충격이 무엇인가요?
많은 한국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인데, 대만의 '친일' 정서 입니다. 한국은 36년, 대만은 50년 일본 식민지배를 받았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반일'정서가 강한데 비하여 대만에서는 '친일'정서가 강하다는 점이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대만의 역사와 사회,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록 '이러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창근 작가님께서 꼽는 대만의 매력 3가지는 무엇인지요?
소박하고 친절한 사람들, 편안함, 맛있는 음식입니다.
소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라.. 미혼이신 걸로 아는데요. 혹시 여자친구 있나요? 만약 미래의 여자친구와 함께 대만에 간다면 대만의 무슨 음식을 추천하고 싶으신지요? 그리고 대만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으세요?
네. 결혼은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미래의 여자친구와 대만에 간다면, 딘타이펑에서 딤섬을 먹고, 훠궈집에서 훠궈를 먹고 싶습니다. 같이 여행을 간다면, 르웨이탄, 펑후 그리고 컨딩을 가고 싶습니다.
미래의 여자친구께 대만의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싶으신거죠? 하하. 이번에 세번 째 책 <타이베이: 소박하고 느긋한 행복의 도시>가 발간되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하게 책 소개 가능할까요?
도서출판 리수에서 세계 문화 에세이 시리즈 '타산지석'을 발간해 오고 있는데, 2013년 타산지석 19권으로 <대만 :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를 발간 하였고, 2015년 타산지석 20권으로 <타이베이 : 소박하고 느긋한 행복의 도시>를 발간 했습니다.
두 책은 상호 보완적으로 한권은 '대만'에 다른 한권은 '타이베이'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특히 <타이베이 : 소박하고 느긋한 행복의 도시>에서는 제가 3년간 '아주 긴 여행자'로서 방문했던 타이베이의 숨겨진 매력을 역사, 문화, 정치, 사회 이야기와 곁들여 소개하였습니다. 이 책은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된 타이베이에 대한 인문여행기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3권의 책을 쓰셨는데요. 이번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그 후에 다른 지역에 대해 쓰실 의향이 있는지요? 타이베이가 수도니까 제 2의 도시 가오슝에 대해 쓴다거나...
가오슝, 타이중, 타이난, 이란, 화롄 등등 대만의 다른 지역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책을 내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박사학위 취득 후 '방문학자' 자격으로 대만에 6개월 ~ 1년 정도 체류 하고 싶은데, 이 때는 타이베이가 아닌 다른 도시에 적을 두고 대만의 다른 모습을 관찰하고 정리해서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
중복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왜 자꾸 대만에 관한 책만 쓰고 계시는지요?
대만은 한국과 지리적, 한국과 지리적, 역사적, 경제적으로 가까운 이웃 임에도 불구하고 1992년 한국과 대만 단교 이후 '잠시 멀어진 이웃'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국에서 대만을 다룬 책은 아주 적은 편이며, 그마저 여행, 정치 등 특정 분야에 한정 되어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대만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저는 대만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책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어느덧 세 권의 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은 대만을 잘 이해하고 대만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책 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첫 책을 낼 때는, 저도 20대 후반으로 나이도 어렸고, 책 내용도 방대하고, 무엇 보다 한국 사회가 대만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이유 때문에 완성된 원고가 있었음에도 출간할 출판사를 찾기가 아주 어려웠습니다. 두번 째와 세번 째 책은 같은 출판사(도서출판 리수)에서 같은 시리즈(타산지석)로 출간 하였는데, 대중교양서다 보니, 독자들의 눈에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시사점이 있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현재 한국어판만 있는데요. 차후에 대만에 출판을 하실 계획이 있는지요?
2번째 책은 대만 모 출판 에이전시에서 대만 내 판권 수출 중개 의사를 타진하였습니다. 올해 1월에 지인의 소개를 받았고, 책을 대만 내 출판사에 소개하고 있는데, 아직 번역 출간 하겠다는 출판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책을 쓰실 것인지요?
당분간은 중화권을 주제로 한 대중교양서를 쓰는 일에 집중하려 합니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제 본래 전공인 미디어, 정책 등을 주제로도 책을 쓰고 싶고 제 종교인 천주교도 다루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전문서, 학술서, 교양서의 경계를 넘나들며 열심히 쓰는 것입니다.
대만에서 유학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행서를 제외하고 심도있게 접근한 대만 관련 서적은 없었다. 그랬기에 최창근 작가가 문제를 의식하고 접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내내 대만에 대한 열변을 토하며, 느껴지는 날카로운 대만에 대한 통찰은 그의 유학 생활 중에 대만에 대해 얼마나 심도있게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의 눈으로 본 대만을 한번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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