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총통[총통부]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최근 중국이 홍콩 의회를 대신하여 '홍콩 국가보안법'을 오는 28일 직접 제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대만에서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이후 홍콩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민주 진영 캠프의 파트너로 홍콩인민들과 함께 같이 서 있다"며 중국에 반대했다.
차이 총통은 이어 "홍콩인들이 자유민주에 갈망할 때 해결방법은 총알이 아니고, 더 큰 공포로 억압하는 것도 아닌 진정한 자유민주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베이징 당국이 다시 신임을 회복하고 홍콩사회를 자유 및 평정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지난 홍콩특별행정구의 송환법에 대한 대규모 시위와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범민주 진영은 기본적인 자유를 박탈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운동가로 알려지기 시작한 정치가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서 "이번 조치는 중국이 무력과 공포로 홍콩인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침묵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화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중국의 국가보안법은 "일국양제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에서 중국 국기나 국장을 훼손하는 행위를 불허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국가 안보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국가보안법 제정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홍콩 정부는 지난 2003년 이 법안의 제정을 추진했지만 범민주 지지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국가보안법은 중국이 직접 제정한다는 데 그 차이가 있다.
2047년 만료되는 홍콩 헌법인 기본법에는 홍콩이 50년 동안 외교 및 국방의 문제를 제외하고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갖는다고 되어 있다. 1841년부터 15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아 오던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홍콩은 자치법률과 경제체제, 홍콩달러 화폐를 유지해 왔다. 이는 일국양제 원칙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이에 따라 홍콩 시민들은 인권과 언론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등을 보장 받는다고 헌법은 명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정치적 변화에 거부할 수 있다. 중국은 홍콩 최고의 수장인 행정장관의 직접 선출을 배제시킨 바 있다.
홍콩 사정이 이렇게 혼란스럽다보니 대만으로 넘어오는 홍콩 사람들이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만 중앙통신은 내정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 2019년 홍콩에서 온 5천858명의 사람들이 대만에서 거류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인 2018년(4천148명)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대만 신분증을 취득한 홍콩인들도 지난 2019년 1천474명이었다. 전년에는 1천90명이었다.
올해 1~4월에는 홍콩인 474명이 거류 허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홍콩을 떠나 대만으로 향하는 홍콩인들의 증가는 곧 '정치적 우려'와 '민주주의의 악화'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