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원저 타이베이시장 겸 민중당 주석 [인터넷 캡처]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커원저 타이베이시장이 내년 3월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문이 정계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가운데 커원저 시장이 18일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시장의 미국 방문 외에도 커 시장이 이끄는 민중당내 입법위원들도 내년 1월 미국 방문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커 시장은 이에 대해 “작년에 예정된 일정이었으며 전염병 때문에 지연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전염병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국제 여행이 허용되는 한 입법위원이 미국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나온 이야기라고 커 시장은 덧붙였다.
결국 미국은 여전히 대만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든 미국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든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커 시장과 민중들의 미국 방문설은 2024년 치러질 총통선거를 계산한 노림수로 분석된다.
미국을 가기로 했는데 못 갔다는 민중당 주석인 커 시장은 정계에서 총통 출마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해 총통 출마 의사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원하는 게 아니라 직접 준비하고 있다”거 말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뭘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지난해만 해도 커원저는 넌지시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올해 5월 코로나19가 대만을 덮친 이후 다소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커원저는 훙하이그룹 창립자인 궈타이밍이 자신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 궈타이밍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궈타이밍은 당에 적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 총통 선거를 위해 국민당 총선 후보 선거에 참가했다가 한궈위 전 가오슝시장에 패배하며 고배를 마신 뒤 탈당했다. 커원저의 발언은 궈타이밍을 영입을 염두해두고 있거나 궈타이밍이 민중당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얼마 전에는 커원저의 신임을 받는 차이비루 의원은 2024년 커원저와 궈타이밍이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커원저의 발언과 이를 종합하면 궈타이밍이 민중당에 가입한 뒤 지지율 결과에 따라 총통, 부총통 후보를 나누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궈타이밍은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이는 표면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엘리트로 구성된 커원저 진영에서는 체스 게임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만 3당 중 현재 민진당의 지지율이 가장 앞선 가운데 민중당은 민진당과 국민당의 전략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커원저가 정말 총통이 될 수 있을까?
커 시장은 3이란 징크스에서 벗어난다면 희망을 가져 볼 수 있겠다 싶다.
지난 8월 30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2024년 총통으로 적합한 정치인 5명을 무작위로 물었는데 여기에 오른 사람은 라이칭더 부총통, 허우유이 신베이시장, 커원저 타이베이시장, 정원찬 타오위안시장, 주리룬 국민당 주석이 꼽혔다. 커 시장은 3위다.
9월에 실시된 다른 설문은 정치인에 대한 국민감정온도를 조사했다. 여기서 허우유이 신베이시장은 69.75, 천스중 위생복리부장은 61.26, 커원저 타이베이시장은 57.41로 나타났다. 50이면 호감이라면 뜻이다. 커 시장은 3위다.
9월 28일 당 지지도에서도 커 시장이 이끄는 민중당은 3위에 올랐다. 민진당 30.1%, 국민당 19.3%, 민중당 13.3% 순이었다.
3이란 징크스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이 설문에서는 20~24세 지지율이 21.7%로 6.8% 지지율은 얻은 국민들과는 큰 차이를 보였고, 23.5%를 차지한 민진당과 맞붙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한 35세 이하에서도 민중당이 국민당을 앞질러 2위다.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국민당은 낡아서 찢어진 가죽 구두를 신었고, 민진당은 과거에 짚신을 신었지만 지금은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하지만 커원저의 민중당은 양말부터 신어야 할 맨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