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대만인 기고] ‘택’(宅)으로 상징된 2021년은 내게 특별했다





[차오중닝 촬영]

 
[차오중닝 제공, 페이스북]


[글 = 대만인 차오중닝(曹仲寧)]

대만의 지난 2021년을 나타내는 한자로 '집 택'(宅)자가 선정됐다. 대만 연합보 조사에 따르면, 2021년을 대표하는 한자로 '택'자가 전체 8만4873명 중 8402명이 고르면서 1위를 차지했다. 

택은 지난 5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 3급 방역 조치를 실시하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를 하고, 집에 콕 박혀 있는 '집콕족'이 되기 시작하면서 언론과 대중들 사이에서 사용 빈도가 높아진 한자 가운데 하나다. 

대만은 방역 조치를 잘 하고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올해 5월 11일까지 확진자를 100명으로 유지했다. 코로나 때문에 도탄에 빠진 전세계에 비해, 대만은 청정지역인 것 같고, 사람들이 일상과 같이 삶을 살고 있었다. 

지난해 5월 12일부터 타이베이시 완화(萬華)에 위치한 찻집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바람에 확진자 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타이베이시장이 5월 14일에 보피랴오(剝皮寮)에서 전국 최초의 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고적에서 선별검사소를 설치하면 고적을 훼손할까봐 걱정해서 반대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피해서 이해하게 되었다.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곳은 동선을 어렵게 파악하는 찻집과 2003년 사스(SARS) 사태가 발생한 허핑병원(和平醫院)이 주축을 이루며 민심은 흉흉해졌다. 이어 사람들이 완화(萬華)를 '위험지'로 간주했다. 원래 대다수 사람들이 완화 지역을 '타이베이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더 큰 오명을 쓰게 됐다.

사실 사람들의 걱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란 완화가 오명을 뒤집어 써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당시 확진자가 새로 발생할 때마다 매체들은 그 사람들의 완화 출입 여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달원조차 완화 지역 배달을 거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부는 완화의 공기를 마시기만 해도, 완화 지역에 진입하지만 해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소문도 돌았다. 

심지어 싼리(SET)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코로나19를 '완화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덕분에 내 회사는 내가 완화에 산다는 이유로 “죄송하지만 2주 동안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나는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를 통해 우리 완화 주민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검사소 설치 첫날, 사람들이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 줄을 서고 검사를 받았다. 짜증도 나고 불쾌하기까지 했다. 의료진에게 불평하는 상황도 목격했다. 음성으로 판정 받은 사람은 환하게 웃고, 양성으로 판정된 사람은 먼저 보피랴오에 마련된 방에 격리됐다. 이들은 집에 갈 수 없었다. 그때 코로나 의료진은 새벽 3-4시가 되어서야 쉴 수 있었다. 

새벽이 구급차 소리를 자주 들었다. 평소 구급차 소리가 들릴 때마다 긴장감이 들지만, 당시 구급차 소리는 나를 안심시켰다. 왜냐하면 집에서 격리된 확진자가 병원에 갈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또한 폭등하는 확진자로 병원의 병상이 모자라지도 했지만 구급차가 그들을 데려간다는 갓은 병상이 여유가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의료진의 노고를 점점 이해하게 됐다. 완화에서 운영하는 많은 가게들은 의료진에게 무료로 도시락, 음식, 음료수, 디저트를 건네며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완화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집에서 머물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스스로 격리를 한 것이다.

텅 빈 용산사[차오중닝 제공, 페이스북 캡처]



평소 인산인해를 이루던 시먼딩, 용산과 등 관광지들은 텅 빈 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밖에 나온 이들은 배달원과 음식을 보내는 이들뿐이었다. 

마침내 6월 18일,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서 보피랴오에 있는 검사소가 철거됐다. 아치형 베란다인 딩아카(頂仔腳/騎樓)의 고풍스럽고 질박한 적갈색 벽돌담을 보전하고 있는 보피랴오는 예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고적일 뿐만 아니라 대만 과학적인 방역 역사를 기록하고 완화, 대만을 수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완화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지가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새롭게 탈바꿈했다. 완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완화 의료진과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코로나 상황을 지켰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코로나 때문에 대만 사람들은 집콕족이 되었다. 특히 나는 코로나 유행의 시발지었던 완화에 사는 바람에 집에서만 머물고 밖에 못 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2021년을 대표하는 '택'자가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집에만 있었는데도, 완화는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집에만 있었지만, 코로나19 전쟁의 최전선에서 싸운 것 같다.

텅 빈 시먼딩 [차오중닝 제공, 페이스북]


[대만은 지금] 후원하기

최근 인기 뉴스

대만서 가장 흔한 성과 이름은?

가장 흔한 성은 '천',  가장 흔한 이름은 '지아하오', "수펀' 시대별 인기 있는 이름 있어... [대만은 지금 = 박지현(朴智賢) 기자] 대만에서 가장 흔한 성은 '천'(陳, 진) 씨고, 지아하오(家豪, 가호)와 수펀(淑芬, 숙분)을 이름으로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름은 한국에서 '철수'와 '영희'쯤 되는 범국민적 이름으로 대만에서는 시장에 널린 만큼 흔해 빠졌다는 의미로 소위 ‘시장 이름(菜市場名)’이라고 불린다.

[포토뉴스] 대만 노동절, 현장을 가다

5월 1일 노동절(勞動節)을 맞이하여 대만 전국 각지에서 타이베이로 모인  80여 개 노조, 약 1만여 명이 도심 행진을 가졌다. <사진: 류정엽(柳大叔)> 다른 기사 보기 노동절, 1만여 명 전국에서 모여 <대만은 지금> (페이스북) 좋아요 누르러 가기

[단독] 서울에서 발견한 대만 한국인의 흔적, 대만산 ‘대형목각호랑이’

서울올림픽 성공 기원을 담아 기증된 대만산 목각호랑이 [류정엽 촬영=대만은 지금]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서울올림픽이 개최된지 어느덧 30년이 훌쩍 지났다. 국내외 한국인들은 하나가 되어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고, 이를 통해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큰 입지를 다져 국격이 높아지길 바랐다. 물론, 재대만 한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만 꿀팁] 대만 주소의 영문주소 표기 방법

  [대만은 지금 = 안재원]  대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가끔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주소다. 사실, 중국어로 주소를 적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대만의 주소 체계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가끔 국제 택배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영문주소로 변환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 문제는 대만의 행정구역 단위만 대략 알고 있으면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대만 주소는 일반적으로 시/현, 구, 그리고 길 이름과 번지수로 구분되어 있다. 길은 규모에 따라서 路(로)와 街(가)가 있으며 도로가 길 경우 段(단)과 弄(농)으로 구분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번지수가 온다. 즉 한국처럼 큰 단위부터 써내려 간다. 이에 반해 영어주소는 작은 단위부터 써내려가기 때문에 조금 헷갈릴 수 있다. 이 순서를 대략적으로 인지하고 아래 표를 본 다음 간단한 예시를 통해 복습을 해보자.   가끔 대만 주소를 보면 길 이름에 동서남북이 들어간다. 이 같은 경우도 어려울 게 없다. 그대로 영문으로 길 이름을 쓰고 東(E)、西(W)、南(S)、北(N)에 맞는 알파벳을 넣어주면 된다. 예를 들어 南京東路(남경동로)를 영문으로 변환하면 Nanjing E. Rd. 이렇게 된다. 완벽한 이해를 위해 사범대(師範大學) 주소를 가지고 예시를 들어보겠다. 사범대 주소는 台北市大安區和平東路一段162號로 표기된다. 구역을 각각 나누어 보면 아래와 같다. 台北市 – Taipei City 大安區 – Da’an Dist. 和平東路 – Heping E Rd. 一段 – Sec.1 162號 – No.162 우선 이렇게 주소를 변환한 후 영문 주소 순서에 맞게 배열하면 아래와 같은 주소가 된다. No.162, Sec.1, Heping E. Rd., Da’an Dist., Taipei City 물론 우체국 사이트에서 주소를 입력하고 변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일 편하고 빠른 방법이기는만 이런 소소한 지식들을 알아가는 것도 해외생활의 작은 묘미라 생각한다. 

2023년 대만에서 가장 흔한 '이름'은?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최근 취업사이트 1111이 올해 대만에서 가장 흔한 이름 남녀 TOP8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름들을 살펴 보면 작명 배경에는 부모들의 '사랑'이 담겨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히 보이는 이름은 천천(辰辰), 유유(祐祐)로 꼽혔다. 평범하면서도 좋은 의미를 지녔다는 게 그 이유다.  올해 가장 흔한 남자 이름으로는 젠훙(建宏), 옌팅(彥廷), 청언(承恩), 관위(冠宇) 등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여자 이름은 이전(宜蓁), 신위(欣妤), 스한(詩涵), 융칭(詠晴) 순으로 나타났다. 매우 우아하고 고상하게 들린다.  가장 흔한 남자 이름은 다음과 같다.  1위 젠훙 建宏  2위 옌팅 彥廷 3위 청언 承恩 4위 관위 冠宇 5위 유팅 宥廷 6위 핀위 品睿 7위 바이한 柏翰 8위 바이위 柏宇 대만에서 가장 흔한 여자 이름은 다음과 같다.  1위 이전 宜蓁 2위 신위 欣妤 3위 스한 詩涵 4위 융칭 詠晴 5위 즈칭 子晴 6위 핀옌 品妍 7위 위퉁 羽彤 8위 이쥔 怡君 최근 대만 부모들 사이에서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 튀지 않는 이름이 좋은 이름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만인들은 "뜻도 좋아 이렇게 이름을 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할수록 좋다", "검색하기 쉽지 않다"는 등의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최신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