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검사를 위해 줄을 선 대만인들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1년 전 대만 지역감염사례가 타이베이 완화구에서 급증했다. 당시 변이 바이러스에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알파 변이네 델타 변이네 하면서.
대만은 지금 유튜브에 관련 이야기를 담은 적이 있다. 대만 방역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열심히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참 여러가지 의구심이 드는 일들을 마주하게 됐다. 정말로 중앙전염병지휘센터 기자회견장에 매일 오후 1시 30분마다 출근도장을 찍고 싶을 정도로.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 하나는 확진자라고 해서 모두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난 확진자가 얼마되지 않길래 모든 확진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당연히 하는 줄 알았다. 매체상에서 보이는 기자회견은 그렇게 보였다.
반드시 국민들에게 증명해야하거나 유의미할 것 같은 감염 사례에 대해서만 바이러스 분석을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사자나 가족이 특별히 이를 알고 싶어할 때 직접 자기 돈을 내면 가능하다고 들은 기억이 얼핏 있다.
그뒤 나는 우리나라의 확진자 바이러스 분석 데이터를 보게 됐다. 대만보다는 확진자 대비 분석 비율이 높았다. 대만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위한 의료 인력풀이 부족하다는 것을 얼마 후에 알게 되었다. 중앙연구원에서 일했던 여성이 실험용 쥐에 물려 확진된 적이 있는데 그쯤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렇게 2021년은 흘러갔다.
코로나 진단키트를 사기 위해 줄을 선 대만인들 |
2022년 4월 1일 만우절 정말 거짓말 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코로나 지역감염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줄곧 대만 방역당국 정례 브리핑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4월 확진자 증가는 2~3월부터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검사수를 대폭 늘리니 일일 확진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천천히 위드코로나로 향한다는 대만식 코로나 공존 모델이 알게 모르게 발표됐다. 쑤전창 행정원장은 칼칼한 목소리로 방역을 하면서 경제도 살리겠다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자신했지만 내 눈에는 의료시스템 부족을 간접 시인하는 꼴로 보였다. 당국은 중증에 대해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5월 1일 확진자는 1만7천여 명으로 발표됐다. 그뒤 만 단위 숫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변해갔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폭발하는 확진자에 대한 염기서열에 대한 언급이 유독 적었다는 점이 눈에 밟혔다. 유전자 분석도 거의 하지 않는 듯 발표도 뜸했다.
5월 4일 화이자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20대 여성이 코로나 발병 6일만에 숨졌다. 기저질환, 만성질환 병력은 전혀 없었다.
그제서야 방역당국 다음날인 5일 이 여성의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알려진 BA.2 변이라고 했다. 당국은 현재 대부분 확진사례는 BA.2 변이라고 설명했다. 소수만이 BA.1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당국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대만에 아직까지 BA.3, BA.4 변이가 유입되지 않았으니 안심하라는 거다. 당국은 BA.2 변이가 언제 최초로 발견됐는지 알려준 적이 있었던가라는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했다. 또 당국은 BA.2 변이의 하위변이 격인 BA.2.X.X 꼴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모두 그냥 BA.2로 간주했거나 정말 변이의 변이는 전혀 없어서 그랬겠거니 한다.
지난해 11월 BA.1과 함께 등장한 BA.2는 최근 들어 급부상한 오미크론 변이체다. 우리나라에서는 3월 중순이 지난 뒤에서야 BA.2가 우세종으로 부상했다. BA.2 등장 초기에는 PCR 검사로 잡아낼 수 없어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렸지만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 PCR 검사로 BA.2 변이를 잡아낼 수 있다. 그뒤 스텔스라는 말이 빠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