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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군의 횡설수설] 인플레 역대 최고여도 관광 특수만 잡으면 빙고?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 이티투데이는 30일 밤 11시가 넘어 이탈리아 경제 변화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이탈리아 인플레션이 38년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전기세도 4배나 올랐다는 제목었다. 안 눌러볼 수 없었다. 이 기사를 누르기 직전 약 2-3년 전 기억이 뜬금없이 떠올랐다. 

코로나 초창기 때 이탈리아는 코로나 전염병과 위생 개념에 무딘 이들이 사는 곳처럼 대만에 비춰지기도 했다. 게다가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고 지역 사람들마저 외면하면서 돌연 죽어버린 곳처럼 변했다. 코로나 전만 해도 대만인들에게 이탈리아는 유럽 여행을 한다면 반드시 가야할 나라로 꼽혔던 터라 이런 류의 기사는 단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문닫은 베니스 지역 상점 


이탈리아는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하면서 1984년 이래, 38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치솟은 에너지값도 베니스 지역 상점을 비참하게 만들었지만 여러 국가의 점진적 방역 규제 해제 등으로  관광객이 점차 회복되면서 지역 산업에 희망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코로나가 2년 이상 전 세계를 강타했고 많은 국가들이 도시 및 국경 봉쇄 등을 함에 따라 이탈리아 경제가 둔화됐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베니스 지역의 가게는 문을 줄줄이 닫았고 그중 일부 가게 사장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지역이 더욱 악화되었다. 천연가스 송급 부족, 유가 및 전기료 급등 등으로 가게는 상품 가격을 인상해야 했다. 레스토랑 음식값도 두세배로 껑충 뛴 것이 자연스러웠다. 임대료 인상도 이어졌다. 소위 황금알의 노른자 가게는 줄줄이 텅텅 비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즉 전염병이 안정세에 접어들자 세계 여러 나라가 입출국 정책을 완화했다. 

피렌체 지역은 관광객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대만 관광객도 다시 이곳을 찾게 된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현지에서 20년 동안 현지 가이드를 한 대만 출신 쩡씨는 인터뷰에서 "현재 관광객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발병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며 즐거워했다. 

신문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도 한국, 베트남, 미국 및 기타 국가의 단체 관광객들이 끝없이 몰려오고 있으며 이는 고대 르네상스의 유물에 무한한 활력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해도 훌륭한 자원이 있다면 외국에서 올 사람들은 오게 된다는 것으로 읽혔다. 단순히 보면 가볍게 스케치한 느낌이 들지만. 은연 중에 대만의 국경 개방 이후, 항편 확장 등으로 1000만 이상의 해외 관광객이 곧 대만을 찾게 될 것이라는 의도로 읽혔다. 

인플레이션이 지속 상승한다면 정말 이런 현상도 지속될 수 있을까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국의 경우 주말 저녁 홈쇼핑 채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비싸도 날개돋힌 듯 팔려 나갔다. 전문가들은 보복성 소비, 언제 다시 전염병이 발발하며 국경봉쇄 등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불확정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사실상 비싸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가보고 싶으니 가야 하고, 비싼 물가에도 식사는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소비를 하게 는 것인데, 이런 소비 행태가 지속성으로 이어질까. 게다가 킹달러 시대를 맞았다. 팬데믹 때 세계 경제와 거꾸로 가던 대만달러는 킹달러에 무릎을 꿇었다. 팬데믹 때 대만달러에 박살난 한화 가치는 킹달러에 거듭 박살났다. 

과거 대만의 물가는 기존 한국에 비하면 지갑을 통해 체감할 정도로 저렴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에 파는 제품들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더 저렴하다고 느껴진다. 세금을 더 떼가는 한국이지만 급여와 함께 비교했을 때 그 물가는 대만이 참 비싸다고 생각하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기본급이 대만보다 높은 국가에서 관광객이 대만에 오게 되면 비싸다는 생각보다는 물가가 상승했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 또는 그래도 저렴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 

대만 각계를 보면 국경개방 후 항공편만 늘어난다면 코로나 이전처럼  1000만 관광객은 거뜬하다는 입장이다. 대만 방역 전문가들은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당국도 방역 완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게 국경개방은 아직 하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 시대 때 방문객 1위는 중국인이었다. 그뒤로 일본, 한국 순이었다. 

기사를 쓴 기자와 대만 여행업계 및 관계부처 관계자,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묻고 싶어졌다. 해외여행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냐고. 금리인상, 고환율, 인플레이션 등 여러 경제지표는 경고 신호가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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