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싫어하는가? 그렇게 싫어서 노노재팬에 동참한 적이 있는가? "가지 않겠다. 사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한 적이 있는가. 그래서 대만을 택했는가.
그런데 일본이 싫어서 대만 여행을 왔더니 일본 문화가 생활에 스며든 걸 보게 됐고 마냥 불편을 느낀다? 대만에 한류라더니 길에서 현기차는 찾아보기 힘들고 죄다 일본차라 거슬린다?
예스진지를 갔더니 죄다 '일본' 유산 답사를 하는 것 같아 쓰고이한 느낌? 지우펀 진과스 지역 야산에는 영혼을 봉인했던 신사 터가 여럿 있다는 걸 알고 소름 돋거나 아베 신조의 신사 참배를 비난하고 아베가 죽었을 때 정말 잘 죽었다고 행복을 느꼈다면 이 지역은 스킵하자.
광부도시락을 보니 일본 제국주의가 떠올라 눈물이 났다? 총통부를 보니 대만 총통이 아직도 일제 대만현장처럼 느껴진다? 일본음식점이 한국음식점보다 많아 화가 치민다?
그럼 항일기념비를 방문하는 건 어떨까? 항일기념비가 대만에 있다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름 의미 있는 항일기념비는 신베이시 궁랴오에 있다. 항일기념비 이름은 옌랴오항일기념비(鹽寮抗日紀念碑)이다. 못 찾겠다면 옌랴오해변공원을 찾아보자.
다음은 방문 전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다. 몰라도 되지만 대만 좀 안다고 누구 앞에서 뽐 낼 기회를 노린다면 반드시 공부하자.
대만인이 일본에 저항했다고? 결론, 그렇다.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대만도 식민지가 됐다? 아니다.
대만이 일본 식민지가 된 건 일제 침략 때문이 아니라 동학농민운동 덕분이다. 뼛속까지 친일인 대만인들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권 때 운동이 아닌 '혁명'으로 바뀜)
동학농민혁명으로 인해 청일전쟁이 발발했다. 농민 운동이 인근 두 국가가 전쟁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정말 혁명이라 할 만 하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청나라로부터 대만을 할양받았다. 이로 인해 반일 세력인 대만민주국이 탄생하면서 항일 전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곳을 일제로부터 지키고자 했던 대만인들은 전사했다. 국정교과서에 대부분 나오는 이야기이므로 생략한다.
어쨌든 기념비가 있는 곳은 당시 그들의 항일 정신을 기리고자 새운 기념비이고, 일본과 전투가 벌어진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 동학농민운동은 어찌보면 한류의 원조이기도 하다.
옌랴오항일기념비(鹽寮抗日紀念碑)는 일제에 목숨을 잃은 대만인들을 추모하며 반일정신을 흠뻑 고취시킬 수 있는 곳이다. 죽창을 든 것으로 알려진 동학농민혁명은 대만의 운명을 제대로 바꿔놨다.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이곳 관리가 소홀하다고 너무 서운해 말자.
지하철이 안 다닌다고 투덜대지 말자. 기차가 있다. 궁랴오역에서 약 6-7km 걷거나 푸룽역에서 해변을 따라 2-3km 걷는 것도 괜찮다. 택시를 타도 좋고 걸어도 좋다. 개인적으로 대만 여행의 묘미는 걷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본인이 MZ세대라면 또는 그 이후 세대라면 걸을 것을 추천한다. 특히 한여름에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이곳 정보가 너무 적은가? 조금 더 알려드리겠다.
1895년 5월 29일 일본군이 이곳에 상륙하면서 대만국과 전쟁(전투)이 시작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6월 대만국은 항복했다. 싱겁게 끝났다.
후에 일제는 첫 상륙지인 옌랴오에 기념비를 세웠다. 장제스가 대만을 수복한 뒤 지방정부(당시 타이베이현)는 일제의 첫 상륙 기념비를 항일기념비로 바꿨다.
기념비 뒤로 보이는 바다에서 욱일기를 꽂은 배들이 나타난다고 상상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경치가 일품이다.
아!
그리고, 기념비 뒤로 해수욕장이 있으니 수영복을 꼭 챙겨가자. 인근에 괜찮은 카페도 있다. 이 해수욕장이 마음에 안 들면 푸룽해수욕장에 가고 출출하면 도시락을 먹어 보는 것도 추천한다. 푸룽은 도시락이 유명하다.
그리고 위치가 대만 본섬 북동쪽이다 보니 해수욕장 이용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 여부를 의심할 수도 있는데, 대만 민진당 정부 또는 관련 싱크탱크가 과학적 근거로 조사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매우 안전해 보였다.
끝으로 이곳을 방문했다면 대만은 지금에 소감 한 마디 전해주면 고맙겠다. 내용 확인 후 본인 의사에 따라 게재도 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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