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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대만 카스텔라 몰락…"방송은 시기만 앞당겼다"


자료 화면 / 유튜브 캡처

[글 = 진상헌] 한국에서 대왕 카스텔라가 좀 뜰 무렵, 대만 내 한인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그 의견들은 최근 한국 언론에서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언급한 내용과 상당히 비슷하다. 대만에 거주하는 한인분들의 주요 생계 수단은 '한식당'으로 외식업과도 관련이 있기에 이와 같다고 본다. 한식당이라고 해서 김치찌개 말고 된장찌개 파는 '기사 식당' 개념으로 봐서는 안 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레스토랑(Restaurant)의 사전적 해석은 '식당'이다. 한때 패밀리 레스토랑(Family Restaurant)이 대한민국 외식 시장을 이끌던 시기가 있었다. 호주처럼 스테이크가 생활처럼 된 나라에서는 우리가 그냥 평범한 된장찌개 먹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대만내 한국 음식과 관련한 식당은 모두 한식당을 쓰고 있고 심지어 24시간 패밀리레스토랑 개념의 한식당까지 생겼다. 이들은 이론적 부분에서는 전문가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세계에서 대만을 가장 잘 아는 한국 사람들이 아닐까?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대왕 카스텔라의 몰락은 너무나 당연했다. 많은 이들은 방송이 잘못했다고 비판하지만 방송만으로 몰락했다고 말하긴 힘들다.

자료 화면 / 유튜브 캡처

이제 대만 카스텔라가 몰락한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애초 가격부터 말이 안 됐다. 이곳에서는 대만의 유명 관광지 '단수이' 가 아니더라도 카스텔라를 쉽게 먹을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카스텔라가 인기있는 먹거리였냐는 질문에 고개만 갸웃거려질 뿐이다.

대만에서는 카스텔라 1개당 한화 약4천원 정도에 팔고 있다. 그리고, 자주 1+1행사를 펼친다. 자주 하는 편이다. 즉, 개당 약 2,000원에도 먹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떤가? 개당 8,000원이다. 물론, 한국과의 체감 물가, 임대료, 인건비를 고려하면 가격이 대만과 같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면 대왕 카스텔라라는 이름을 쓰는 의미가 없어진다. 이말은 즉,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그 정도 크기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겐 당연하게 여겨진다. 대만 방문 관광객들이 "우와, 이 크기에 이 가격에? 근데 ~ 맛있다"라는 반응과 다르다. 또한 여행중에는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지기에 어지간하면 맛있다고 느낄 수 있고, 소비와 지출도 너그러워지기 마련이다.

대만인은 음식에 대한 장인 정신이 뛰어나다. 매장을 수십개 수백개씩 가지고 있는 제과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장인 스스로가 그 맛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만 매장을 유지하고 있고 그 맛이 유지되기 때문에 장인의 가게에는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가맹점 모집으로 수익에 급급하지 않은 이유에는 장인 정신이 한몫하고 있다.

카스텔라가 1개 8,000원인데, 어찌 그것이 크다고 느껴질 수 있을까? 8,000원이면 오히려 작다고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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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라는게 개인 기호에 따라서 같은 음식도 누군가에게 달고 싱겁고 짤 수 있는게 음식이다. 정확하게 맛있다의 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 다만, 여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재방문 의사가 느껴진다면 맛있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대만 카스텔라로 등록된 업체가 국내 17개다. 17개 업체 카스텔라를 다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이들 업체의 맛이 똑같지 않을 것으로 추측한다. 업체마다 레시피의 차이가 있을 것이고, 업체에서 정해놓은 레시피에서 각 가맹점마다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곳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대만에 여행 온 한국인 중 80% 이상은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맛을 즐긴 뒤 한국에서 대만 여행을 통한 추억의 맛을 그리며 사 먹었을텐데 내가 기억하는 그 맛이 아닐 것이다.

자료 화면 / 유튜브 캡처

이로써 재방문율은 낮아지고 이에 따라 가맹업자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본사 몰래 재료를 조금 조금씩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특히 최근에 계란 파동까지 있었던 한국이다. 카스텔라에서 계란이 차지하는 높은 비중으로 미뤄보아 그랬을 가능성도 분석된다.

물론, 대만을 가보지 않고 매장을 찾은 한국인들을 시각에 바라봤을 때 맛은 둘째 치더라도 가격 때문에라도 재방문이 어려울 수 있다. 원산지보다 가격이 2배로 뛰는 순간 대왕이라는 칭호는 큰 의미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과 맛이 만족스럽지 못하는 순간 업체의 경쟁력을 잃게 된다. 가격과 맛이라는 2가지만 염두해도 지금의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창업 시장에서 이런 상황을 주도한 사람들은 과연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결국, 피해자는 투자금을 쏟아 부은 가맹업자들이다. 가맹업자들이 어렵게 준비한 투자금은 그들의 자금이고 자산이다. 그렇다고 가맹업자들에게 손을 들어주고픈 생각은 1%도 없다.

대만 카스텔라는 너무 유행에만 치우쳤던 건 아닐까? 많은 이들은 창업, 스타트업 같은 단어를 많이 쓰는데 이를 할 땐 신중해야 한다.

망하기 위해서 창업하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달콤한 꿈만 꾼다. 그리고, 좋은 것만 본다. 그때가 제일 위험한 시기다.

대만에서 한식당이 잘 된다는 이유로 최근 몇 년간 골목마다 한 개씩 보일 정도로 한식당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망한 한식당은 간과하고 있다. 달콤한 꿈을 꾸는 건 자유이지만 창업은 꿈이 아니라 현실임을 자각해야 한다.

※ 필자 소개: 진상헌
현) 대만 외식 그룹 T.K.K 한국 브랜드 바비박스(BOBBY BOX) 가오슝 지점장


※ 본 글은 <대만은 지금>에 자유 기고된 글로  <대만은 지금>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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