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전미숙(田美淑)] 나에게 대만의 첫인상은 아주 우울했다. 우중충한 건물들, 끈적끈적함을 느끼게 해주는 높은 습도, 타이베이는 한 나라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화려함이 하나 없는 그런 곳이었다. 그 당시 나는 자주 중국 상하이에 출장을 다녔던 터라, 어쩌면 은연 중에 상하이와 비교하면서 “여긴 왜 그래?”라며 불평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벌써 대만에 산 지 10년이 넘었다. 그리고 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한국에 돌아가서 살 자신이 없다고…
이 책의 저자인 최창근 작가의 말처럼 타이베이는 살면 살수록 정이 드는 곳이다. 이제 타이베이는 나에게 제2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그럼 어떤 대만의 모습들이 나에게 매력적이었을까?
그중 하나는 책에서도 언급한 ‘대만의 아침’이다. 나에게 한국에서의 아침은 항상 바쁘게 준비하고 아침도 못 먹은 채 출근하던 게 전부였던 거 같다. 우리나라는 아침보다는 밤 문화가 더 많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대만은 아침, 특히나 아침 식사 문화가 발달했다.
대만에서 거의 9년 가까이 회사 생활을 했다. 대만 회사 동료들 대부분은 아침을 꼭 챙겨 먹는다. 대만은 외식 문화가 발달한 탓에, 아침 또한 밖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아침에 회사 가는 길 주위에는 엄청난 종류의 아침밥들이 기다린다. 샌드위치(三明治), 주먹밥(飯糰), 햄버거(漢堡), 죽(粥), 단빙(蛋餅), 만두(饅頭: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찐빵), 몐셴(麵線: 곱창 국수) 등 다양한 종류의 아침밥은 편의점, 아침에만 문 여는 아침 전문 가게(早餐店), 노점상 등등에서 판다. 혹시나 내가 안 먹은 거 같으며 회사 동료가 와서 신경을 써주기도 한다. 아침 꼭 챙겨 먹으라고 당부하면서…
나는 아침을 중요시하는 대만이 좋다. 밤 늦게까지 술 마시는 것보다 아침을 여유롭게 보내려는 문화가 맘에 든다. 대만에 와서 현지인처럼 지내고 싶다면 꼭 아침 식사를 먹어보길 권한다.
또한 최창근 작가는 “타이베이에 가서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남을 의식해서 입던 거추장스런 옷은 벗어버리세요. 타이베이 사람들의 밝고 친절한 미소를 배우세요. 생활 리듬을 한 템포 늦추세요”라고… 참으로 동감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나는 대만에 있으면 자유인이라는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는 너무 남을 의식하며 옷도 항상 이쁘게 입어야 하고 꾸며야 하는 압박감, 그러한 것들이 대만에서는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물론 옷이 좋아서 항상 이쁘게 차려입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그런 게 스트레스였던 나로써는 대만은 천국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열심히 본 곳은 대만의 역사이다. 스스로 놀랍다. 대만에 10년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만 역사에 대해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대만 역사책을 중국어로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한국어로 대만 역사를 설명해주는 책이라니 나에게는 구세주 같은 책이었다.
한국에서의 단편적인 대만 역사, 내가 대만에 직접 살면서 본, 마잉주의 총통 취임, 2009년 8월 8일 모라곳 태풍 피해에 늑장 대응해 지지율이 하락한 마잉주와 이제 새로 총통이 된 차이잉원, 해바라기 학생 운동 그리고 대만에 와서 처음 들은 예전 총통 리덩후이 등등이 사실은 연결고리 없이 내 머릿속에 엉망으로 들어있었다.
그랬던 대만 역사가 이 책을 읽고 나니 대만 역사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당연히 대만 역사를 이 한 권으로 모든 것을 안다고 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다. 그래도 적어도 이 책은 나에게 대만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해주었다.
나는 어떤 내용은 몇번이고 읽었다.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쩌면 ‘대만은 지금’을 하면서 대만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욕심이 생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가 어머니날 전이였는데, 총통부가 어머니날에 특별히 개방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보고 나도 이번 어머니날에 총통부를 방문할 수 있었다. ‘총통 취임식’이 치러지는 대례당(大禮堂)도 보고 이곳저곳을 구경했는데, 총통부 구경도 상당히 재미있는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평소에는 대례당은 볼 수 없고, 일층만 개방한다고 한다.
그리고 타이베이 소개에 고궁과 타이베이의 이곳저곳을 설명하는 것이 빠질 리 없다.
만약 고궁에 갈 예정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고 가면 더 많이 박물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누가 한국에서 올 때마다 가는 곳 중 한 곳이 고궁인데, 그렇게 잘 아는 것이 아니고 그냥 눈으로만 즐기고 오곤 한다. 매번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긴 하지만 노력은 택도 없다. 다음에는 고궁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다시 읽어보고 갈 생각이다.
이 책을 읽고 기억나는 문장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타이베이 고궁박물관에는 고궁(故宮:자금성)이 없고, 베이징 고궁박물관에는 박물(유물)이 없다”는 글인데, 나는 한참을 웃었다. 나는 중국에서 어학연수 할 때 자금성을 가 본 적이 있다. 내 기억에 자금성은 그냥 어마어마하게 큰 웅장한 성이라는 기억 뿐이다. 그리고 나는 훗날 대만 고궁박물관에 와서 자금성에서 볼 수 없었던 많은 유물을 보게 된 것이다. 이제서야 자금성의 모든 것을 봤다고 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또한, 책에서 언급한 타이베이의 유명한 장소들이 이 책을 읽고 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시먼딩(西門町), 완화구(萬華區), 다안선린공원(大安森林公園), 충칭난로(重慶南路)의 서점 거리 등 사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익숙한 곳이지만 내가 그곳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책에서 나온 한 군데 한 군데 모두 나에게는 대만을 새롭게 알게 해주는 즐거운 여행과 같았다.
사실 이 책을 대만에 처음 온 사람이나 아직 와 보지 못한 사람이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많은 부분을 이해하지도 못할 거 같고 재미가 없을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만큼 애정이 없으면 느껴지지 않을 대만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는 책이니까.
그래도 대만을 더 알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린다.
대만에 자주 여행 오셨거나 대만에 장기 거주하는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동감할 것이다. 대만을 잘 모르는 분에게는 대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책 ‘타이베이 소박하고 느긋한 행복의 도시’는 나에게 대만을 더 이해하고 더욱 애정을 갖게 해준 책이 되었다.
하지만 벌써 대만에 산 지 10년이 넘었다. 그리고 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한국에 돌아가서 살 자신이 없다고…
이 책의 저자인 최창근 작가의 말처럼 타이베이는 살면 살수록 정이 드는 곳이다. 이제 타이베이는 나에게 제2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그럼 어떤 대만의 모습들이 나에게 매력적이었을까?
그중 하나는 책에서도 언급한 ‘대만의 아침’이다. 나에게 한국에서의 아침은 항상 바쁘게 준비하고 아침도 못 먹은 채 출근하던 게 전부였던 거 같다. 우리나라는 아침보다는 밤 문화가 더 많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대만은 아침, 특히나 아침 식사 문화가 발달했다.
아침을 즐기며 읽은 타이베이 소박하고 느긋한 행복의 도시 / 전미숙 촬영 |
대만에서 거의 9년 가까이 회사 생활을 했다. 대만 회사 동료들 대부분은 아침을 꼭 챙겨 먹는다. 대만은 외식 문화가 발달한 탓에, 아침 또한 밖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아침에 회사 가는 길 주위에는 엄청난 종류의 아침밥들이 기다린다. 샌드위치(三明治), 주먹밥(飯糰), 햄버거(漢堡), 죽(粥), 단빙(蛋餅), 만두(饅頭: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찐빵), 몐셴(麵線: 곱창 국수) 등 다양한 종류의 아침밥은 편의점, 아침에만 문 여는 아침 전문 가게(早餐店), 노점상 등등에서 판다. 혹시나 내가 안 먹은 거 같으며 회사 동료가 와서 신경을 써주기도 한다. 아침 꼭 챙겨 먹으라고 당부하면서…
나는 아침을 중요시하는 대만이 좋다. 밤 늦게까지 술 마시는 것보다 아침을 여유롭게 보내려는 문화가 맘에 든다. 대만에 와서 현지인처럼 지내고 싶다면 꼭 아침 식사를 먹어보길 권한다.
또한 최창근 작가는 “타이베이에 가서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남을 의식해서 입던 거추장스런 옷은 벗어버리세요. 타이베이 사람들의 밝고 친절한 미소를 배우세요. 생활 리듬을 한 템포 늦추세요”라고… 참으로 동감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나는 대만에 있으면 자유인이라는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는 너무 남을 의식하며 옷도 항상 이쁘게 입어야 하고 꾸며야 하는 압박감, 그러한 것들이 대만에서는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물론 옷이 좋아서 항상 이쁘게 차려입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그런 게 스트레스였던 나로써는 대만은 천국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열심히 본 곳은 대만의 역사이다. 스스로 놀랍다. 대만에 10년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만 역사에 대해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대만 역사책을 중국어로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한국어로 대만 역사를 설명해주는 책이라니 나에게는 구세주 같은 책이었다.
한국에서의 단편적인 대만 역사, 내가 대만에 직접 살면서 본, 마잉주의 총통 취임, 2009년 8월 8일 모라곳 태풍 피해에 늑장 대응해 지지율이 하락한 마잉주와 이제 새로 총통이 된 차이잉원, 해바라기 학생 운동 그리고 대만에 와서 처음 들은 예전 총통 리덩후이 등등이 사실은 연결고리 없이 내 머릿속에 엉망으로 들어있었다.
그랬던 대만 역사가 이 책을 읽고 나니 대만 역사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당연히 대만 역사를 이 한 권으로 모든 것을 안다고 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다. 그래도 적어도 이 책은 나에게 대만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해주었다.
나는 어떤 내용은 몇번이고 읽었다.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쩌면 ‘대만은 지금’을 하면서 대만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욕심이 생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가 어머니날 전이였는데, 총통부가 어머니날에 특별히 개방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보고 나도 이번 어머니날에 총통부를 방문할 수 있었다. ‘총통 취임식’이 치러지는 대례당(大禮堂)도 보고 이곳저곳을 구경했는데, 총통부 구경도 상당히 재미있는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평소에는 대례당은 볼 수 없고, 일층만 개방한다고 한다.
책을 보고 다녀온 총통부 / 전미숙 촬영 |
그리고 타이베이 소개에 고궁과 타이베이의 이곳저곳을 설명하는 것이 빠질 리 없다.
만약 고궁에 갈 예정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고 가면 더 많이 박물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누가 한국에서 올 때마다 가는 곳 중 한 곳이 고궁인데, 그렇게 잘 아는 것이 아니고 그냥 눈으로만 즐기고 오곤 한다. 매번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긴 하지만 노력은 택도 없다. 다음에는 고궁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다시 읽어보고 갈 생각이다.
이 책을 읽고 기억나는 문장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타이베이 고궁박물관에는 고궁(故宮:자금성)이 없고, 베이징 고궁박물관에는 박물(유물)이 없다”는 글인데, 나는 한참을 웃었다. 나는 중국에서 어학연수 할 때 자금성을 가 본 적이 있다. 내 기억에 자금성은 그냥 어마어마하게 큰 웅장한 성이라는 기억 뿐이다. 그리고 나는 훗날 대만 고궁박물관에 와서 자금성에서 볼 수 없었던 많은 유물을 보게 된 것이다. 이제서야 자금성의 모든 것을 봤다고 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또한, 책에서 언급한 타이베이의 유명한 장소들이 이 책을 읽고 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시먼딩(西門町), 완화구(萬華區), 다안선린공원(大安森林公園), 충칭난로(重慶南路)의 서점 거리 등 사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익숙한 곳이지만 내가 그곳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책에서 나온 한 군데 한 군데 모두 나에게는 대만을 새롭게 알게 해주는 즐거운 여행과 같았다.
사실 이 책을 대만에 처음 온 사람이나 아직 와 보지 못한 사람이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많은 부분을 이해하지도 못할 거 같고 재미가 없을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만큼 애정이 없으면 느껴지지 않을 대만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는 책이니까.
그래도 대만을 더 알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린다.
대만에 자주 여행 오셨거나 대만에 장기 거주하는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동감할 것이다. 대만을 잘 모르는 분에게는 대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책 ‘타이베이 소박하고 느긋한 행복의 도시’는 나에게 대만을 더 이해하고 더욱 애정을 갖게 해준 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