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지난 14일 쑤전창 행정원장은 3+4 자가격리 조건에 대해 코로나 백신 3회 접종자는 선별검사에서 음성일 경우 격리를 면제할 것이라며 이를 16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15일 천스중 위생복리부장은 전문가 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16일 이후에 구체적인 날짜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용어 정리부터 다시 하면 여기서 자가격리는 입국을 한 뒤 실시하는 자가격리가 아니라 확진자와 접촉한 자의 자가격리를 말한다.
여당 정부의 말을 곱씹으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분명 최소 3일은 격리해 경과를 봐야 하나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3차 접종자는 3차 접종으로 격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행정원은 3차 접종자에 한 해 특별 영업장 출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인권, 자유침해 등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3차 접종 밀접접촉자에 대한 격리 면제는 행정원장이 이미 공포를 한 상태이므로, 중앙전염병지휘센터가 주관하는 전문가 합의가 어찌됐든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늘 그래왔듯이.
중앙에서 이러한 결단을 내린 데에는 생각보다 느린 확진자수 증가세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증과 무증상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되어도 괜찮다는 것이 행정원장 쪽의 시각으로 보인다. 아프면 쉬라는 거다.
5월 첫주쯤 해서 코로나 선별검사키트 대란이 일어났다. 타이베이의 경우 정말 꽤 부지런하지 않으면 선별검사키트를 손에 넣을 수 없었다. 덕분에 첫주 주말에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했다. 선별검사키트에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 자격이 주어졌다.
3차 접종자도 중증과 사망사례가 나오고 있다. 그냥 0+7을 한다는 의미는 뭘까. 보통 격리의 의미는 전파를 줄이기 위함이다. 밀접접촉자를 3일간 격리해 바이러스 전파력이 약해진 뒤 격릴 해제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보면 밀접접촉자가 생명에 지장이 없으므로, 무증상 또는 경증이므로 격리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설득이 이루어지는 모양새다.
또한 3차 접종자가 7일간 셀프 건강모니터링 조건으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되면 확진 통보 여부도 당사자 선택에 달려있다. 확진 통보는 안 해도 그만이다.
사실상 이는 타인을 위한 격리해제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격리해제로 보인다. 자유시보는 15일 기사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소식과 관련 격리로 인해 일(업무)에 지장을 주는 걸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오미크론의 경우 주로 하루에서 사흘 사이에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진정한 격리 목적은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 격리기간이 바이러스 전파가 잘 이루어지니까 감염력이 좀 떨어졌을 때 외출하라는 것이 아니던가.
확진자와 밀접접촉해도 백신 3번 맞은 이는 괜찮으니까 돌아다니라는 의도는 뭘까. 확실히 더 감염속도를 올리겠다는 건지 아니면 밀접접촉으로 인한 격리자가 많아지면서 정부가 지급해야할 위로금이 걱정되는 건지, 보험회사의 천문학적인 코로나 배상을 걱정하는 건지, 의료시스템 및 격리시설이 포화 상태인 건지 알쏭달쏭하다.
구급차는 생명에 지장이 있을 법한 코로나 증상이 아닌이상 출동해주지 않는 상황이다. 열이 39도여도 입술과 손톱이 퍼래지지 않는 이상 구급차는 출동하지 않는다. 인근 코로나 전문 병원에 들락거리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는 시간당 한두 번 이상으로 늘은지 꽤 됐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신베이시의 구급차 한 대당 하루 평균 출동횟수는 5~6회다.
5월 20일은 차이잉원 행정부 출범 6년째다.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다.
코로나 사망자를 훑어보면 대부분은 국민연금 수령 연령인 60대 이상 장년층이다. 장년층 대부분의 정치적 성향은 어딜까? 이들이 세상을 일 년 일찍 떠날 경우 정부가 아낄 수 있는 예산도 계산해보지 않을 수 없다. 초고령화에 접어든 대만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