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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군의 횡설수설] 시끄러운 대만해협의 해협중간선(海峽中線)의 유래?


[류군의 횡설수설]은 두서 없이 마음 가는 대로 형식 없이 쓰는 글입니다. 대만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싶은데 어디다 기고할 곳이 안 보이네요. >.< 그냥 여기다 쓰는 수 밖에...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과 중국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의 해협중간선(海峽中線)이 참 시끄럽다. 올해 들어 중국 해방군 군용기들이 대만해협의 해협중간선을 수차례 침범하며 대만을 압박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대만이 중국에 속하기 때문에 대만해협의 그 어떤 중간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이를 두고 강하게 비난했다. 연이어 당을 불문하고 수많은 정치인들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만 민진당 정부 측은 대만 해협을 가로 지르는 해협 중간선은 사실상 양안 간 군사분쟁을 피하기 위한 암묵적인 약속이라며 중국의 중간선 침범을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암묵적인 약속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약속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이며 중간선의 유래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 가볼까 한다. 

1949년 중국국민당군이 중국에서 대만으로 패퇴한 뒤 국민당과 공산당은 대만 해협을 기준으로 분리되었다. 

미국은 이 때 미군은 대만에 파견해 주둔시켰다. 

미군의 내부 규정에는 해협의 중간선으로 데이비스선(Davis Line)이 등장했다. 1951년 미군 태평양사령군이 대만, 미국 공동 방위조약에 의거해 만든 것이었다.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인 카디즈(KADIZ)도 이 때 만들어졌다. 

이 선은 대만에 주둔하던 미군이 직접 정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미군은 데이비스선 근처에서 적의 군용기를 감시해야 한다고 했으며 데이비스선을 넘을 시 상대방이 도발하거나 격추될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됐다. 

데이비스선 말고도 또 다른 선이 있었다. '천유웨이선'(陳有維線)이다. 

당시 천유웨이(陳有維) 공군작전사령관은 대만해협의 현상유지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 전투기에 대해 일반 정찰과 순찰 임무를 수행하도록 명령했다. 

이때 그는 중국 해안으로부터 15마일 내로 진입해 임무 수행을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그러면서 대만군 내부에서는 중국 해안에서 15마일 떨어진 '천유웨이선'(陳有維線)이 탄생했다. 

천유웨이는 후에 부참모총장을 지낸다. [국방부]

 

대만 국민당 중화민국 공군과 대만 주둔 미군 양측의 순찰 범위는 달랐다. 중화민국군은 천유웨이라인을, 미군은 데이비스라인을 따랐다. 

데이비스선과 천유웨이선은 다르다. 그러나 일부 대만인들은 이 두 선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같은 것으로 보는 이유 중에 하나는 대만해협에서 선의 위치야 어떻든 둘다 '중간'의 의미를 지니면서 일종의 '가상의 선'으로 경계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1990년대 초까지 왔다. 1990년대 들어서 양안간의 군사적 긴장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대만 공군은 중국에 대한 접근과 정찰을 종료했고 대만군도 점점 데이비스라인으로 퇴각하기 시작해 중간선에 대한 암묵적인 이해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사실상 이 무렵부터 방어태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대만 뉴스에서는 해협 중간선을 그려 넣은 지도와 함께 중국군이 침범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대체 이 중간선은 뭘 기준으로 만들었을까. 

바로 좌표값이다. 

해협중간선의 실제 좌표는 2000년이 지나서야 만들어졌다. 

2004년 당시 리제차이(李傑才)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해협 중간선은 북위 27도, 동경122도에서 북위23도, 동경 118도 사이의 선이라고 밝혔다.  

좌표가 왜 그렇게 지정됐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지도를 펴고 중간 지점으로 보이는 곳에 자를 대고 그은 뒤 좌표값을 찾았겠거니라는 상상만 해본다.  

1958년 92대만해협 전투, 1965년 둥인(東引) ,둥산(東山), 우추(烏坵)에서 3번의 해전이 있었고핑탄(平潭), 청하이(澄海), 진먼(金門), 원저우완(溫州灣), 마쭈(馬祖), 이이싼(一一三) 등 공역에서의 전투가 수차례 발발했다.

1958년 9월 24일 원저우완 전투[대만국방신문]

 

대만본섬에서 진먼(金門), 마쭈(馬祖) 에 이르는 항공노선을 제외한 나머지에는 암묵적인 중간선이 존재했다. 

중국이 대만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암묵적인 중간선에 동의했을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우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말하는 중국이다. 중국은 조용했을 뿐 해협중간선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중국은 대만 해협을 영토대 바다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이 해협중간선을 인정하는 순간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는 꼴이 되어버린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대만이 1950년대 주장한 단어에 불과하다. 

중국, 미국, 대만간 암묵적으로 이해된 중간선은 수년 동안 유지되어 왔다. 중국도 현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조용했다. 

하지만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거부하면서 양안 관계가 급경색되고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중국이 중간선을 침범하는 것은 대만을 자극하는 '도발'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중간선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우리 대한민국과 비교하게 된다. 한반도에는 휴전선이 있고 비무장지대가 있다면 대만과 중국 사이에 해협 중간선과 대만해협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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