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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이 추석에 고기를 구워 먹는 이유

대만 중추절에 공원에 모여 고기를 구워 먹는 대만인들[전미숙 촬영 = 대만은 지금]

[대만은 지금 = 이송희]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 듣기만 해도 보름달처럼 모든 것이 풍성한 한가위...참깨, 팥, 밤 등으로 만든 맛난 송편과 제사상에 올려질 동태전, 호박전, 동그랑땡, 고추전, 산적 등등의 부침개와 가을 햇과일을 생각하면 정말 군침이 저절로 돋는다.


우리네처럼 외국에서 사는 이민자에게는 대명절이 다가오면 더더욱이나 고향 생각이 난다. 하지만 어쩌랴...각자 사는 곳의 생활에 적응하며 거기에 맞춰 살아야지~

오늘은 여기 대만의 추석 음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만의 추석은 한국에서처럼 그리 큰 명절은 아니다. 이날은 토지공(土地公) 생신이시다. 토지공에게 제사를 지내고 또 달의 신인 위에냥(月娘 )에게 제사를 지낸다. 이날의 제사 음식은 월병(月餅), 유자(柚子), 과일, 전통 케이크(糕點) 등을 준비한다.

특히 이날은 월병을 꼭 먹는데 옛날 몽고족이 세운 원나라 말기에 한족 주원장(朱元璋)이 거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거사에 관한 메시지를 월병 안에 넣어 만들었다 한다. 이때부터 추석에 월병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대만 월병[전미숙 촬영 = 대만은 지금]

그리고 또 여기 대만에서는 추석 즈음에 유자(柚子)가 많이 생산되는데 이건 한국에서 말하는 ‘유자’가 아니다. 귤보다 엄청 크다. 껍질이 굉장히 두껍고 질기다. 이건 제사 후 식탁이나 탁자 위에 오랫동안 올려놓고 보관해도 썩지 않는다. 필자는 작년 추석이 지나고 거의 2개월 만에 그걸 벗겨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대만 사람들은 유자를 바로 먹지 않는다. 그래도 추석 당일에 유자를 먹고 나면 그 껍질로 모자를 만들어 쓰는 풍습이 있다. 유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기를 바라(吉祥如意)는 의의가 있는 과일이다. 그래서 이 유자 껍질을 모자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씌워주는 재미나는 풍습이 있는 것이다.

유자 껍질로 만든 모자 쓴 고양이[인터넷 캡처]


그런데 요즘 들어 신세대들의 새로운 풍습이 있다. 그건 바로 고기를 구워 먹는 풍습이다.

길거리나 집 앞에서 너도나도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참 재미나 보인다. 가족끼리 친구들끼리 숯탄과 적쇠로 된 불판을 이용해 고기, 해산물, 완자, 채소 등등을 구워 식빵과 함께 먹는다. 참 재미있고 맛나 보인다. 그래서 이때 슈퍼나 마트에는 고기 구워 먹는 도구와 재료가 거의 동이 난다. ‘중추절엔 고기’~ 고기를 안 먹으면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이젠 정착이 된 이 신문화...

대만 중추절에 강변에 모인 대만인들[자유시보 캡처]

이 문화는 대만에서 유명한 간장 회사의 광고로 인해 사람들이 고기를 구워 먹기 시작했다 한다. 대만의 유명한 두 간장 회사 중 하나인 완자샹(萬家香)이라는 회사는 1986년에 '한가정 바베큐가 만가정에 향기가 난다(一家烤肉萬家香)'는 광고를 시작해서 다른 경쟁 간장 회사인 진란(金蘭)회사는1989년에 광고 노래로 ‘진란(錦嵐) 진란(錦嵐)~’으로 대만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두 간장 회사의 간장과 바베큐 양념 소스가 동이 나게 팔렸고 크고 작은 슈퍼마켓은 물론 큰 매장, 까르푸에는 바베큐 도구가 세트화되어 팔렸다. 이를 계기로 매년 대만 사람들은 추석이 되면 비가 오나 태풍이 부나 꼭 고기를 구워 먹는 신세대의 새로운 풍습이 생겨난 것이다.



한국의 추석은 송편과 부침개를 먹으며 달을 감상한다. 그 반면에 지금의 대만의 추석은 월병, 유자와 같은 전통 음식보다 고기를 구워 먹으며 달을 감상한다. 대만의 계신 분들도 올해는 외롭게 혼자 한국을 그리워하지 말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외로움을 달래보는 것도 타지 생활을 보내는 한 방법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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