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을 한자(중국어)로 표기하다 보면 '대'(타이)자를 '臺'라고 써야할지 '台'라고 써야할지 고민될 때가 있다.
대만인 상당수는 관공서 등에서는 '대'자를 臺라고 쓰지만 실제 쓸 때는 台라고 쓴다고 말한다.
둘 다 써도 무방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台의 획수가 비교적 적기에 많은 사람들은 대만을 '臺灣' 대신 '台灣' 쓰고 있다.
台는 臺의 이체자(異體字)다. 이체자란 모양은 다르지만 같은 글자로 취급되는 글자를 말한다.
대만(타이완) 뿐만 아니라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타이둥 표기에서도 臺와 台를 구분없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경우는 台 대신 臺를 고집하고 있다.
대만의 '대'자 표기와 관련해 마잉주(馬英九) 정부 시절인 2010년 대만 교육부는 모든 교과서에 '대'자와 관련된 표기를 臺로 한다고 밝혔다.
당시 교육부는 "台자는 臺의 이체자로 간체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교과서에는 정체자인 臺로 일률 표기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체자 표기에 익숙해져 있는 관계로 입학시험 등에서 대만을 台灣으로 표기해도 감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지판이나 간판 등에 쓰인 이체자를 변경시킬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사전으로 알려진 한나라 때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臺라는 글자는 '사방을 보는 높은 곳'이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台(소리: 이)는 기쁨을 의미하는 글자로 나와있다. 이는 怡에 해당한다.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들어본 중국 전한 왕조 무제 시대에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史記)에서도 台라는 글자가 등장한다. 사기에는 당요가 임금의 자리를 물려주었지만 우순은 기뻐하지 않았다라는 의미를 지닌 "唐堯遜位(당요손위),虞舜不台(우순불이)"라는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역시 여기서도 怡의 의미로 台자가 쓰였다.
당(唐), 송(宋)대의 광운(廣韻), 집운(集韻)에는 台자가 '타이'로 읽히기 시작하면서 이로 말미암아 台는 臺와 동음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문자적 의미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교육부는 臺의 글자를 '사방을 보는 높은 곳'이라는 본래의 의미 고려한 것이고 이 글자가 단어들은 이런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2년 臺는 표준 단어로 지정됐지만 사람들은 글을 쓰는 습관으로 인해 비공식 문서에는 臺가 台로 대체된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한자의 형성과 구조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또한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교육부 공문과 교과서에는 반드시대만을 臺灣으로 표기하겠다고 밝혔다.
1946년 발행된 대만돈을 살펴 보면 발행기관에 대만은행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만은 臺灣이 아닌 台灣으로 표기되어 있다.
1946년 발행된 대만 화폐 [인터넷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