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28일 대만 주계총처는 올해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GDP)을 발표했다. 대만 언론들은 기사 제목을 어떻게 뽑았을까 궁금해 찾아 봤다. "아시아 네 마리 작은 용 중 1위"(亞洲四小龍第一)가 눈에 들어온다.
대만 1분기 경제성장률은 1.59%라고 주계총처는 밝혔다. 지난 2월 예측치는 1.8%로 0.21%p 낮게 나왔다.
주계총처는 그러면서 아시아 인근 국가들과 1분기 경제성장을 비교했다. 주계총처는 일본은 -2%, 중국은 -6.8%, 홍콩 -8.9%, 싱가포르 0.7%, 한국 1.3% 성장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1분기 성장은 대만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많은 대만 업체들이 리쇼어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대만으로 회귀한 대만 기업들의 투자 총액이 1조 대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5월 5일 쑤전창 행정원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미지 |
기억을 더듬자면, 대만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5월 초 행정원장에 의해 발표됐다. 다시 찾아 보니 지난 5일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이 페이스북에 대만 1분기 경제는 1.54% 성장했다고 밝혔다. GDP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05%p 높게 나온 셈이다.
쑤 원장은 5월 5일에 굳이 급하게 1분기 GDP를 발표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위의 사진에 "5월 20일 전까지 대만 기업이 대만으로 돌아와 투자한 금액은 1조 대만달러를 돌파했다"라는 문구가 있다. 여기서 5월 20일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5월 20일은 총통 취임일로 행정원도 끝이 나며 인사이동도 불가피하다. 쑤 원장은 '성과'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쑤 원장은 사진 속의 인물이다.
며칠 뒤 쑤 원장의 채널에도 이러한 내용이 올라왔다. 섬네일 제목에도 한국은 등장한다. 한국만 이긴 것이 아니라 네 마리의 용의 첫 번째가 되었다고.
그런데 쑤 원장이 경제성장률을 언급할 때 한국이 자주 등장했다. 경제성장률 결과 뿐만 아니라 예측에서도 한국은 등장했다.
[쑤전창 행정원장 유튜브] |
대놓고 '한국'이 언급된다. 그만큼 대만 사람들은 한국을 여전히 비교대상이자 경쟁상대로 여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민진당 정부는 이를 적절하게 감성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만 사람들은 한국을 이기고 싶을까? 모든 대만인이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한국을 이기고 싶다"라는 문장은 대만 사람들의 애증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심지어 한국을 이기고 싶다는 제목을 가진 책도 2017년에 출간됐다.
대만은 한국이 좋든 싫든 '관심'이 있다. 비교하고 싶어하고 이기고 싶어한다. 이걸 혐한이네 반한이네 하는 섣부른 판단은 자기 얼굴에 침뱉는 격이다.
한국은 대만에 어떤가? 그야말로 '무관심'하다. 실망, 체념보다 더 하다는 무관심. 누가 그랬던가.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류군의 횡설수설] 은 두서 없이 마음 가는 대로 형식 없이 쓰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