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후 여름 휴가 성수기를 맞아 많은 대만인들은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행지가 국내냐 해외냐를 두고 매년 의견이 분분하다. 비용 때문이다.
많은 대만인들은 해외로 가족 여행을 가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만 토론사이트 PTT에서 한 대만 네티즌은 대만 내 관광지가 해외보다 좋지 않으면서 숙박비 또한 너무 비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질이 좋은 것을 고르면 너무 비싸고, 품질이 나쁘거나 안 팔리면 싸지는 것이 '시장의 법칙'이라고 운을 띄우면서 "대만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교토를 두고 수십 번을 가도 질리지 않는다며 대만은 타이루거 협곡, 산 말고는 모두 형편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타이루거 인근에는 하루 숙박이 150만 원 대인 호텔도 있고 예약도 힘들다.
국경 봉쇄가 해제된 뒤 수많은 대만인 관광객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보복성 소비행위로 간주됐다. 일부 언론들은 대만인들이 일본, 한국, 태국, 유럽을 관광 부국으로 만들어주고 있다고도 했다. 이로 인해 대만 국내 관광업자들은 울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타이베이 랜디스호텔은 줄지 않는 공실에 지난달 26일 30박에 8만8888대만달러라는 파격적인 상품을 내놨다. 코로나 종식 이후 최초의 장기 투숙 할인이다.
대만 보도들을 종합하면, 대만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보다 해외로 나가는 대만인이 훨씬 적은 데다가 대만을 찾은 외국인마저도 이름 좀 알려진 호텔의 값비싼 방보단 저렴하고 실속있는 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10월 국경이 해제된 후 해외로 나가는 대만인이 급증했다. 이어 대만인 해외 관광객의 놀라운 소비력은 국제적으로도 주목 받았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대만 관광객은 일본에서 1739억 엔을 지출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대만인들은 체코 프라하 관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엔데믹 이후 체코를 가장 많이 방문한 관광객의 국적은 단연 대만이었다. 대만인 관광객들이 세계에서 빛을 발하는 사이 대만 국내여행은 시들해졌다.
한 네티즌은 지난해 청명절 때 다녀온 1박2일 타이난 여행에서 1인당 1만3천 대만달러를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국여행이 더 싸다고 밝히기도 했다.
르웨탄(일월담)과 인근 산은 많은 대만인들이 국내여행지로 선택하는 곳 중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객실 요금이 사상 최고치인 4775대만달러(약 20만 원)를 기록했다. 난터우현 일월담 인근 최고급 호텔 평균가는 1만6천 대만달러를 찍었다. 1박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