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과 77년 간 수교를 맺어온 도미니카공화국이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단교했다.
2일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왕이(王毅) 국무위원겸 외교부장과 미구엘 바가스 말도나도 도미니카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 베이징에서 '중국과 도미니카 수교 연합공보'에 서명했다.
도미니카는 이를 통해 "세계에 하나의 중국만 존재하며 중국(중화인민공화국)만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이자 대만은 중국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일부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만의 수교국은 19개로 줄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도미니카의 단교는 중국의 공식적인 억압"이라며 이는 "대만인들을 실망시켰으며 양안관계의 변수를 증가시켜 실질적으로 양안의 현상유지를 깨뜨렸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어 "중국은 대만의 민주체제와 대만해협의 안정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여야와 국민이 힘을 합쳐 단결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재대만협회(AIT) 유스야(游詩雅) 대변인은 "중국의 이러한 현상유지를 바꾸려는 행위는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양측이 성과있는 대화를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 소식통에 따르면 도미니카가 중국에게서 미화 3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았고, 대만에 단교 통보를 한 뒤 한 시간이 지나고 중국과 수교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파나마 단교와 유사한 방식이다.
중국이 도미니카에 수교를 대가로 주택건설 2억2천만 달러, 고속도로 4억 달러, 철도 16억 달러 등 30억9천400만 달러어치(약 3조 3천238억원)를 원조하기로 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1일 도미니카 단교를 발표하는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대만 외교부] |
대만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장관)은 "중국이 천문학적인 숫자로 대만 수교국을 하나씩 삼키고 있다"면서 "대만은 중국과 똑같이 금전외교를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맹비난했다.
대만 일부 언론들은 이번 단교가 도미니카로부터 뒷통수를 맞았다며 차이 정부의 외교적 실패로 평가했다. 지난 3월 대만은 50대의 험머 지프를 도미니카에 양도하고 증정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먹튀'라는 것이다.
중국과 도미니카는 2016년 하반기 수교 협상을 진행하자 대만은 도미니카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지난해 7월 리다웨이(李大維) 전 외교부장이, 8월과 10월 류더리(劉德立) 외교부 차장이 도미니카를 방문했다. 당시 대만은 도미니카로부터 수교를 유지할 뜻을 확인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대만과 도미니카는 군사 관련 협력 MOU를 체결했다. 대만은 2대의 UH-1H헬기와 90대의 험머 지프 등 3천500만 달러 어치의 군용품과 기술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 측은 6년 전부터 도미니카와의 수교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우메이구이(吳玫瑰·Rosa Ng Báez) 주중국 도미니카무역발전대표처 대표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다닐로 메디나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이 취임한 2012년부터 중국과 수교를 결정했으며 2년 전 본격적으로 이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처가 영사사무 업무 기능을 추가한 대사관으로 승격되면 중국의 투자를 추진하기 위해 힘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18억1천700만 달러(약 1조9천523억 원)에 달하며 중국은 도미니카 수입의 두 번째 국가가 됐다.
푸신룽(傅新蓉) 도미니카주재 중국무역발전사무처 대표도 수많은 중국기업이 도미니카에 투자하고 있다며 양국 협력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밝혔다.
도미니카는 기초건설을 원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충족시킬 자금, 자원,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를 위해 11월 10억 달러(1조746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차이 총통이 집정해온 2년 간 무려 3개 국가가 대만을 등졌다. 대만 줄단교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대만과 도미니카는 상호호혜원칙에 따라 상대국에 설치한 대사관을 30일 이내로 철수시킬 방침이다. 도미니카에 거주하는 대만인은 약 1천여 명, 대만 거주 도미니카인은 5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