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한 푸유마호[인터넷 캡처] |
[대만은지금 = 류정엽(柳大叔)]
366명을 태운 푸유마호 열차 6432호는 21일 신베이시(新北市) 수린(樹林)역을 출발해 타이둥(台東)으로 향하고 있던 중 오후 4시 50분 이란현 쑤아오 신마(新馬)역에서 곡선 철로를 달리다 탈선했다.
이로 인해 18명이 사망하고 190명(22일 오후)이 중경상을 입었다.
'대만은 지금'이 수집한 출발부터 사고 직전까지의 푸유마 6432호의 자료들을 살펴보면 여러 의문과 호기심이 유발된다. 대만 '보도자'(報導者) 등 현지 일부 언론들도 22일 밤 대만철도국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이번 대만 푸유마(普悠瑪)호 탈선 사고에 대해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출발을 앞둔 6432호에 자동컨트롤감시시스템(TCMS)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운행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 경고등은 차량의 유리에 설치된 와이퍼가 고장이 나도 켜질 정도로 민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작은 경고등이라도 검사를 하고 출발시켜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만철도국 내부의 오랜 관행으로 보인다.
사고를 조사 중인 대만 행정원 사고전담반이 앞으로 TCMS시스템에 대해 지적할지 주목된다.
대만 북동부 철도 노선도[철도국] |
열차는 예정대로 21일 오후 3시9분에 수린역을 떠났다.
차장은 문제를 발견해 차량운행 담당자에 보고를 했다. 또한 이는 해당 역에도 통보됐다.
운행중 별 이상이 없는 듯 했으나 열차가 솽시역(雙溪站)에 3시 57분에 진입한 뒤 차장은 분명하게 "차량에 이상이 있다"고 보고했다.
대만철도 내부에서는 사고 열차가 대만 북쪽을 돌아 동쪽으로 진입할 때 문제가 발견된 걸 알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열차는 당시 예정보다 4분 늦게 솽시역에 도착했다.
차장은 3시 57분에 "열차 동력이 끊어져 운행이 늦다"며 "구이산역(龜山站)에 (예정보다) 14분 늦게 도착. 이란역에 검사 및 수리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차장 보고 내용[캡처 금지,] |
이란역에서 수리를 받기로 된 차량은 이란역에서 수리를 받지 못한 채 화롄을 향해 떠났다.
4시 34분 차장은 "동력 고장으로 속도가 느리다"며 "예정보다 14분 늦은 4시 34분에 이란역에 도착했지만 수리할 수 없어서 화롄에서 편조(차량)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란에서 수리를 할 수 없었던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력과 시간적 제약으로 대응을 뒤로 미뤘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철도산업노조는 22일 성명을 통해 "현재 수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며, 배정된 수리 시간도 터무니 없이 짧다"고 강조했다.
이란역에서 열차를 수리할 수 없던 상황이라면 열차를 바꿀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화롄에서 바꾸기로 했다. 이곳에서 차량을 당장 바꾸지 않은 것도 의문으로 남는다.
대만 철도 매체 '철도정보'(鐵道情報)는 "사고 열차가 화롄까지 갈 수 있었던 상황인지도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열차는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누군가의 결정이 이렇게 만들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는 곧 동력이 고장난 열차를 운행하던 차장에게 서둘러 목적지에 가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해 차장의 입장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당국이 이를 발표할지 주목된다.
일본산 푸유마 열차는 평균 시속 130km로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푸유마 열차 운행 시작 이래 천재지변 따위에 영향을 받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이례적으로 차장이 '동력이 끊어졌다'고 보고했다. 차량 결함을 안고 운행을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차량의 동력 문제가 사고 원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대만 행정원 사고전담반은 동력 문제가 보고된 열차의 자동보호시스템인 ATP(Automatic Train Protection)를 문제 삼았다. ATP가 꺼져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고 열차의 ATP가 고장이었다는 설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22일 대만철도국 측은 이를 부인했다. 차장과 열차운행원 간의 소통이 이루어졌기에 ATP고장 여부는 논란 거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열차보호장치인 ATP는 과속 등이 이뤄지면 적색등으로 이를 알려 준다. 기관사가 제한 속도에 따라 운전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은 경고를 내보낸다.
이 시스템은 열차 뿐 아니라 철도에 설치되어 있기에 기관사는 반드시 규정 속도를 운행할 수 밖에 없다. 즉, ATP 정상 작동할 때만이 열차가 절대적으로 과속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전담반 발표대로 ATP가 꺼져 있었다면 누군가 꺼버렸다는 결론이 된다. ATP는 항상 켜진 채 운행돼야 하며 그렇게 운영돼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력이 고장난 열차는 매역마다 당초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이로 안전에 더욱 민감했을 차장이 ATP가 꺼진 것을 과연 몰랐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또한 차장은 사고 지역의 300미터 급커브 구간에 익숙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그는 1998년 철도국에 입사했다. 입사한지 20년 됐다.
동력 문제와 ATP와 관련성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ATP를 껐더니 푸유마호의 동력문제가 해결됐다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사건전담반은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고 직전 열차가 시속 140km에 가까운 속도로 운행하다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력문제가 있어 연착을 거듭하던 차량이 갑자기 동력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해결됐다면 차장은 당연히 보고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루제선(鹿潔身) 철도국장은 사고 열차는 2015년과 2017년 검사를 받았고, 올해 9월 19일에도 검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가 차량 자체 결함은 아니라고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밤 검찰은 6432호 기관사 유모씨에 대해 과속을 했다며 '과실치사'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음날 검찰은 경찰이 제공한 분석 자료에는 기차가 140km로 달렸고, 기관사(차장)는 조사에서 차량 속도계에서는 82~83km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편, 차잉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중앙 정부가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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