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에 있으면서 한국에서 이론 상으로 알았지만 몸소 느낄 수 없던 게 있다면 바로 수출입 시장이 정치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대만서 판매되는 파라과이산 소고기 |
대만 까르푸에서 파라과이산 소고기가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을 갖게 된다.
나는 파라과이산 소고기를 먹어보지 못했다. 나에게 아직 낯선 존재 같다. 파라과이 소도 소지만 파라과이 자체도 낯설기만 하다.
대만 사람들에게도 미국소, 호주소, 일본소는 친숙할 지 몰라도 파라과이소는 낯설어 보인다. 오히려 한우가 파라과이소보다 더 잘 알려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만에서 수입되고 있는 파라과이산 소고기가 마트에서 자주 눈에 보인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공급량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다가왔다. 즉, 수입이 늘었다는 것이다.
통계를 보니, 예상대로 수입이 늘었다. 파라과이에서 수입된 소고기는 최근 13년간 55배나 증가하면서 2019년 약6400만 달러 어치의 파하과이산 소고기가 수입됐다.
파라과이는 대만에 네 번째로 대만에 소고기를 많이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이 통계를 보면서 대만이 ‘소고기 외교’를 중남미 지역의 유일한 수교국인 파라과이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신문에 따르면 한 마트에서 소고기를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것은 8월부터다. 가격은 미국산 소고기보다 약 2~30% 저렴하다. 잘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만 정부가 미국 소고기 수입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가운데 파라과이 소고기가 틈새시장을 잘 파고 들어간 모양새다.
농업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대만의 주요 소고기 수입원은 미국, 뉴질랜드, 호주, 파라과이, 니카라과다.
대만과 파라과이 간의 2016년과 2019년 무역액을 비교하면 약 100% 성장했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점은 대만이 파라과이의 수출은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이 파라과이로부터 수입은 급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 푹목 중에서 소고기의 비중이 97%에 달한다.
대만이 소고기를 집중적으로 수입해서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남미 수교국 중 유일한 외교 거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파라과이는 대만과 약 60년 간 수교를 맺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자유화 및 쿼터 등이 늘어났다.
파라과이는 인구수가 약 700만 명에 불과하지만 대만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정치, 경제적 수교국이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파라과이 가느이 실제 경제, 무역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면 대만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일부 전문가는 대만인들이 파라과이의 제품을 사면 사실상 파라과이의 인프라를 강화시켜주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대만은 과거 수교국에 대해 기초 건설 등 인프라 확충에 무작위로 투자했다.
이런 투자보다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파라과이 뿐만 아니라 대만에도 좋은 일을 하는 윈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에서 소를 양육하는 축산업자가 생산하는 소고기보다 파라과이에서 수입하는 소고기가 더 싸다.
대만은 파라과이산 상품 54개 품묵에 대해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중 18개 항목이 농산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대만의 15개 수교국 중 파라과이는 남미에서 유일하게 남은 우호국이다.
소고기 외교가 정치적, 경제적 고려에 의해 나온 방법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만이 언제까지 소고기 외교에만 의존하며 남미의 유일한 수교국을 지킬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