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온두라스를 방문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좌)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의 중남미 수교국 중 하나인 온두라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백신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자 대만 외교부는 온두라스와 외교관계가 문제 없음을 강조했다.
11일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온두라스가 코백스 퍼실리티 및 기타 백신조달에 있어 충분한 백신을 공급받지 못해 심각한 공중 보건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온두라스가 2018년 대만에서 중국으로 외교관계를 전환한 엘살바도르를 통해 중국산 백신을 구매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외교부는 이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며 “계속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온두라스 보건당국은 트위터에 “엘살바도르는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백신을 구매하는 대 도움을 줄 것”, “백신 구매에 비용을 최대한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온두라스가 대만을 버리고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는 중국으로 외교관계 수립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거부한 대만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온두라스에 백신을 제공을 빌미로 외교관계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어우 대변인은 “백신에 대한 접근이 인도주의적 문제다.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며 "대만은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는 대가로 전제 조건을 앞세워 대만과 온두라스의 관계를 손상시키려는 모든 당사자의 시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온두라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일까지 약 21만9천 명, 사망자는 5600명이 넘는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도 지난 2020년 6월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약 1천만 명에 이르는 온두라스는 코백스 퍼실리티, 이스라엘, 러시아로부터 25만 회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했을 뿐이다.
최근 온두라스의 일부 시장들이 “정부가 우리를 버렸다”며 엘살바도르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현지시간 10일 나이브 부켈레(39세)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온두라스에 백신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규모는 3억 1천만 달러 어치에 달한다.
중남미 빈국으로 식량 사정도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엘살바도르가 이웃 온두라스에 백신을 흔쾌히 기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