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전창 행정원장, "파업, 출근하지 않는 방법으로 승객들에게 불편을 일으킨 대만 철도에게 가점을 줄 수 없다"며 "정말 나쁘다"고 했다.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철도 노조는 오는 5월 1일 노동절에 단체 '합법 휴가'를 가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모든 열차가 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교통부는 지난 17일 노동절 티켓팅 시스템을 종료한 데 이어 22일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그 계획은 "쉰다"였다. 추가 근무를 하면 안 된다는 데에 기인했다.
대체 무슨 소리인가? 그 영향은 얼마나 될까? 대만에서 전하는 생생한 소식 '대만은 지금'이 대만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시각에서 파헤쳐 봤다. 손 가는 대로 써 본다.
참고로 대만철도의 파업은 이번이 세 번째며, 약 20년 만에 처음 발생한 파업이다. 1988년 5월 1일 대만철도 관리국 기관사 파업, 2003년 9월 11일 대만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 그리고 2022년 5월 1일 대만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이다.
5월 1일에 운행을 하지 않는다? 왜?
간단하게 말하면 '대만철도공사 민영화'에 불만을 품은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 3월 3일 행정원은 관련 규정인 '국영 대만철도유한회사 설립에 관한 규정'(일명 대만철도 초안)을 다짜고짜 통과시켰다. 사실상, 이 규정은 행정원 버전과 대만철도노조 버전이 존재했다.
행정원이 마련한 버전을 채택했으며 대만철도노조가 마련한 버전 자체를 철저히 무시해 버렸다. 노조가 마련한 버전의 작은 조항 하나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소통 부재에 불만을 품었고, 줄곧 민진당 정부에 재검토, 철회 요청을 했다. 행정원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이는 철도노조의 5월 1일 집단 파업인 열차 운행 중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노조가 민영화를 완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대만인들은 철도 노조가 민영화를 반대한다고 알고 있다.
또한 노조 측은 교통부가 민영화 관련,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특히 이들 고용 지속 여부 문제가 걸려 있다. 모든 직원들의 고용을 100% 보장해준다는 조건 하에 민영화가 이루어질 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지난 21일 입법원 교통위원회는 이러한 철도 노조의 불만을 알고도 행정원이 채택한 대만철도 민영화 법안을 1차 통과 시켰다. 반려시키기 않았다. 입법위원 의석수가 민진당이 압도적으로 많기에 날치기 통과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통과된 이유는 간단하다. 해당 안건은 '20년 넘게 논의된 초안'이었기 때문이다.
철도 민영화는 2003년 교통부가 노조와 협상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러 대만철도 사고들로 인한 사상자 발생으로 인해 대만철도의 민영화 추진은 더욱 단호해졌다는 것이 뤄빙청 행정원 대변인의 말이다. 그는 "개혁은 후퇴하지도 철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철도 민영화는 민진당에게 '개혁'이다.
철도노조 천스제 노조위원장은 지난 21일 "양측 상호신뢰를 훼손했다"며 "5월 1일 운행중단(파업)을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하게 맞섰다.
5월 1일 운행 중단, 더 자세하게 보니
대만 철도 노조는 정부의 민영화 밀어붙이기에 항의하기 위해 5월 1일 노동절 운행 금지 운동을 실시했다. 사실상, 일부 노선만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보였으나 민진당 정부의 민영화 밀어붙이기에 노조원들은 화가 잔뜩 났다.
지난 4월 14일 노조원들의 공동서한 통계를 보면, 대만철도 직원 1만6천여 명 중 1만 2천여 명이 5월 1일 근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는 기관사 및 역무원 등이 포함됐다. 기관사만 놓고 보면 1천300여 명이 운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무려 95%에 달한다. 당시 90% 이상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었다.
교통부는 이에 대해 "열차 운행이 중단되도 기차역은 문을 닫지 않는다"고 했다. 누가 누구를 출근 시킨다는 것인지 모호한 발언이었고, 이는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철도 도시락 팔려고 그러느냐"는 등의 비아냥을 샀다.
그뒤 대만철도는 공식적으로 5월 1일 열차 운행 중단을 발표했다.
5월 1일 운행 중단의 영향은 얼마나 될까?
노동절(근로자의 날)이니 기관사들 하루 쉰다고 뭐가 달라질까. 노동절은 3일 연휴로 꼽혔다. 많은 이들이 여행을 계획했다. 특히 주말에 출근해야 하는 이들에게 말이다. 일찌감치 예매한 표를 환불 받아야 했고, 자가용, 렌터카, 고속버스 등 대체 교통 수단을 알아봐야 했다. 대만 동부의 경우 고속철도가 다니지 않기에 대만철도에 대한 수요가 높다.
또한 대만 철도국도 보상 문제에 직면했다. 1일 여행사와 합작 판매한 관광 상품들에 대해 말이다.
2022년도 전문대 입학시험이 4월 30일, 5월 1일 치러진다. 왕궈차이 교통부장이 26일 노조와 3차 협상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1일 오전만이라도 운행을 요청했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그렇게 당국은 5월 1일 기차 이용을 못하는 여행객에게 "대체 교통 수단을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열받은 행정원장
행정원장은 30일 "파업, 출근하지 않는 방법으로 승객들에게 불편을 일으킨 대만 철도에게 가점을 줄 수 없다"며 "국민, 동포들에게 실망을 안겨 줬다. 게다가 내일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치른다. 불편을 초래해 정말 나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가 안전을 개선하고 대만 철도를 안정화하고 직원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