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 코로나 방역을 이끈 민진당 천스중 전 위생복리부장이 타이베이시장으로 출마한 가운데 그에 대한 인기도와 반감도에 주목된다.
이티투데이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천스중 시장후보의 호감도는 29%, 반감도는 4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국민영웅 이미지에 천스중 전 부장을 영입한 민진당은 이반 타이베이시장에 그를 앞세우며 많은 고위 인사들이 그의 선거 운동을 자진해 돕고 있는 모양새다. 어느덧 천 부장의 발언과 말투는 그들과 꼭닮아 있다.
타이베이 시장으로 출마하지 않고 영원한 방역 수장으로 남았더라면 어땠을까. 사실상 차이잉원 총통과 수전창 행정원장이 키워낸 인물이기에 그냥 버릴 수 없었을 거다. 천 부장도 키워준 당의 은혜를 버릴 수 없었을 테고, 장관에서 물러나고 평범한 치과 의사보다는 정치인의 기회가 더 가치 있었을 거다.
배신한 커원저 시장에게 타이베이를 내준 민진당은 이번 만큼은 중국 우한발 코로나19를 호재로 맞았다. 타이베이시 수복이 눈 앞에 온 것 같았다. 천스중의 인기, 지지율 등만 보면 천스중이 입당하는 순간 타이베이는 민진당의 것이나 마찬가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판도가 바뀌었다. 장제스의 후손이자 국민당 꽃미남 장완안 후보가 추월하기 시작했다.
22일 이티투데이가 발표한 타이베이시장 후보 지지도 설문 결과에서 국민당 장완안 후보가 36.9%, 민진당 천스중 후보가 29.4%, 무소속 황산산 후보가 22.8%로 나타났다.
호감 및 반감 부문에서는 장완안 후보는 호감 38.9%, 비호감 26.0%, 천스중 후보는 29.0%, 비호감 47.5%, 황산산 후보는 34.1%, 비호감 18.2%다.
비호감이 호감보다 높은 후보는 천스중 후보가 유일하다. 최근 그는 우리나라 영화 도가니의 교장선생님을 연상케 하는 선거 홍보 비데 영상을 촬영하며 숨은 연기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는 성희롱 논란이 제기되며 사과에 이르렀다. 자꾸 해당 사진과 영상이 화자되고 풍자되자 이를 제작 또는 유포한 네티즌들을 고소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어디서 누군가 많이 쓰는 방법이 아 수 없다.
이렇기에 천 후보의 독특함을 잃고 전형적인 민진당의 아이콘으로 변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뒤쳐진 지지율을 의식한 듯 반중, 반공 발언도 쏟고, 방송에서 기저귀도 갈고, 서민 음식을 즐겨 찾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시 걱정보다 국가 걱정에,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는 비난과 함께 큰 변동은 없었다. 문득 예전 타이베이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롄잔의 아들 롄셩원 현 국민당 부주석이 떠오르는 건 무슨 이유일까.
민진당 아이콘이 된 만큼 지지자들의 충성도도 세 후보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티투데이 설문에서 지지 후보가 당선이 안 될 거 같으면 누구를 뽑겠냐는 질문에 천스중 지지자들의 84.8%가 천스중, 7.3%가 황산산, 2.1%가 장완안이라고 답했다. 장완안 지지자의 경우 72.1%가 장완안, 21.5%가 황산산을, 0.7%가 천스중이라고 답했다. 황산산 지지자들의 경우 황산산 63.4%, 장완안 21.2%, 천스중 9.0%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장완안 후보의 당선을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부 타이베이 시민들은 그가 타이베이시를 위해 한 일이 전혀 없다며 아빠 찬스라는 말도 나온다. 그래도 그를 지지한다는 이들의 말의 공통점은 천스중이 자기 색깔을 잃고, 민진당화 되었다는 것 등을 꼽았다. 하지만 최근 그는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침공을 당할 경우 목숨 걸고 대만을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공개 거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만에서 어떤 경우라도 공공장소에 있는 선거홍보물을 훼손하면 안 된다. 알게 모르게 훼손하는 이들이 있지만, 최근 뉴스에는 유독 민진당 후보자들의 선거물을 훼손해 경찰이 추적, 체포해 검찰에 송치하는 일이 여럿 있었다.
담뱃불로 천스중 전 부장의 눈과 콧구멍 부분을 구멍낸 이는 타이베이시 네이후 경찰에 체포돼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에 송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