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180도 가까이 벌리는 하마는 통째로 사람을 물어버릴 수 있다[플리커 캡처]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아프리카 케냐로 여행간 대만인들에게 불행이 '설상가상'으로 덮쳤다.
15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마가 대만인을 공격해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고 다음날 13일 대만인 단체관광객이 탄 버스도 사고가 났다.
하마의 공격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인근 '레이크 나이바사 소파 리조트'에서 발생했다. 사건 발생 수시간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케냐인이 하마의 공격을 당했다.
이곳에 사는 하마 한 마리는 13일 오후 사진을 찍던 대만인 장(張,66)모씨의 가슴을 문 채 호수에 들어 갔다. 그가 발견됐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다른 대만 관광객 우(吳, 62)모씨도 하마에게 왼쪽 종아리를 물리는 공격을 당해 부상을 입었다.
케냐 현지 언론 '스탠다드 디지털'은 케냐 당국이 관광객을 공격한 하마들을 찾아내 처형했다고 전했다. 피해 관광객들은 중국인(Chinese national)으로 보도됐다.
이와 관련 중국의 관영 언론 신화통신은 "주케냐 중국대사관 관료를 사건 발생 직후 바로 파견하는 한편 당국에 야생동물로부터의 안전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들은 중국 대사관 측에서 현장에 오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중국 신화통신의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이러한 비극이 단체관광객들에게 발생한 다음날 케냐 항공이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대만인 20명은 또 다른 비극을 맞이했다.
항공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트레일러 한 대가 이들이 탄 버스 뒤를 강하게 받으면서 68세 남성은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고, 60세 남성은 팔이 골절되는 등 모두 3명이 중상을 입고 나머지는 경상을 입었다.
당시 이들은 나이로비발 방콕행 항공편 지연으로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사고 후 이들을 도와준 건 대만 신주(新竹) 출신의 대만 교민 천파(陳發) 씨뿐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천 씨는 '동아프리카의 민간 대만 대사'로 알려져 있다.
천씨는 사고 직후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안내했다.
대만은 비수교국인 케냐에 대표처를 두고 있지 않다.
관광객들 대부분은 14일 오후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돌아왔다.
하마에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우씨는 "3초내 모든 것이 일어났다"며 "하마 공격이 시작됐을 때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우씨는 그러면서 같이 동행한 장씨가 사망한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케냐 여행 상품을 판매한 대만 여행사는 공항에서 관광객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