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BS 캡처]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 최고의 대학인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장이화(江宜樺, 58, 국민당) 전 행정원장의 강연이 학생들의 항의로 돌연 취소됐다
19일 대만 연합보와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장 원장은 대만대 정치학과 초청으로 "정치가 세계를 바꿀 수 있는가"란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강연은 장 원장이 100분, 질의응답이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장 원장의 강연이 시작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석한 학생들은 연단 앞에서 "정치 사기꾼", "학교에서 꺼져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를 했다.
이로 인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포위된 장이화 전 행정원장[중국시보 캡처] |
대만 언론들은 장 원장의 강연 방해는 2014년 해바라기 학생운동을 탄압한 장 원장에 대한 불만을 가진 학생들의 행위라고 보도했다.
18일 해바라기 운동 관련해 장 원장이 법정에 출두했어야 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항의로 시작해, 장 원장을 포위하려고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장 원장은 대만대 출신이기도 하며 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다음날인 19일 오후 2시께 장 원장은 페이스북에 "괜찮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다수의 대만대 학생들은 정칙하고 선량하며 이성적"이라고 밝히는 한편 "소수의 학생들이 현장을 그렇게 만든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강연 후에 대만대생들과 경력 계획 및 2014년 학생운동인 태양화 사건에 대한 의제를 나누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만대 측은 지식을 습득하는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의 교환을 환영하고 존중하지만 합리적이여야 한다며 타인의 의견 표현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학교는 이어 자주와 자유를 전제로 참여자의 권익 및 강사와 학생의 안전이 보호되어야 한다며 대만대는 이성적 상호활동의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만대 정치사회대 학생회 측은 주최에 실패한 것에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해바라기 운동 당시 재임 중이던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장 원장의 이러한 소식에 "학문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강연을 방해한 학생들을 비판했다.
해바라기 운동 당시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피흘리는 대만 학생[싼리신문 캡처] |
당시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했고, 지나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일부 시위 학생들은 입법원(국회)을 점거해 강제 연행됐다.
이날 황궈창(黃國昌) 시대역량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권위에 도전한 학생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