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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음력설 '춘제' 대만인들은 뭐할까? 설 아침에 씻으면 NO?!

[안세익 촬영=대만은 지금]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대만에서 음력설인 춘제(春節)는 연중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대부분 고향이나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집을 청소하는 등 신년을 함께 맞이 한다. 또한 음력설에는 해서는 안될 여러가지 일과 금기 사항도 존재한다. 대만에서 전하는 생생한 소식, '대만은 지금'과 함께 알아보자. 다문화가 공존하는 대만은 지역, 민족, 종교, 가정에 따라 설 풍습이 다를 수도 있음을 먼저 알린다.



2019년 대만 음력설(춘제) 연휴기간[인터넷 캡처]


양력과 음력의 구분 
대만은 양력과 음력 신년 모두 보낸다. 우리나라의 경우 음양으로 구분하고 대만 역시 이를 음양으로 구분하지만 보통 양력을 '궈리'(國曆, 국력), 음력을 '눙리'(農曆, 농력)라고 표기한다. 궈리는 '시리'(西曆, 서력)라고도 표기되며 이는 한국에서 '서기'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서기는 서력 기원의 약자다. 음력설은 대만에서는 주로 農曆新年' 으로 표기된다. 물론 설의 의미로 춘제도 쓴다.

[사이트 캡처]


음력 12월 25일, 달콤한 떡 
이맘 때쯤이면 음력 신년을 앞두고 달콤한 떡인 니엔가오(年糕)와 파가오(發糕) 등을 먹는다. '떡'은 전통풍습 상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에는 "단 걸 먹으면 한 해를 잘 보낸다"라는 말이 있다. 대만어(민남어)로 "쟈디디, 꿰호니"(吃甜甜,過好年)라고 한다. 떡은 중국어로 "니엔가오", 민남어로 "니고"로 불리며, 음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니엔가오(年高, 연 중 높이 오르라는 의미)를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한걸음씩 높이 올라가라는 의미의 '부부가오셩'(步步高升)을 담고 있다.

대만 총통부가 2018년 발행한 춘롄과 훙바오[총통부]

섣달그믐날, 훙바오(紅包)와 서우쑤이'(守歲)
대만에서 섣달그믐날을 '추시'(除夕)라고 한다.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날인 섣달그믐날은
상당히 중요한 날이다. 가정의 재결합을 의미하는 날이기도 하다. 집집마다 헌 물건을 버리고 새 물건을 구입한다거나 복을 기원하는 춘롄(春聯) 등을 붙이는 등 신년맞이를 준비한다.

저녁 식사 뒤에는 훙바오(紅包)를 주고 받는다. 자녀들은 이날 밤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밤새 이야기를 나눈다. 이는 부모가 장수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또한 이는 효도의 한 표현으로 여겨진다. 이를 '서우쑤이'(守歲)라고 하며 과거에는 촛불이나 등불을 켜놓고 밤을 지새운 걸로 알려져 있다. 이날 밤부터 어디선가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물론 이날 금기사항도 있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물건을 옮기거나 만들면서 소리를 낸다거나,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한다거나, 말다툼을 하거나, 울면 안된다. 신년의 대길을 가로막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국 만화캐릭터 '폴리'가 새겨진 대만 훙바오[류정엽 촬영=대만은 지금]


설날(정월초하루) 
아침 일찍 폭죽을 터뜨리며 지난해에 머물던 괴수를 쫓아내고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한다. 일부 마을에서는 전쟁터를 방불케할 정도의 많은 폭죽을 터뜨린다.

아침 일찍 많은 대만인들은 절이나 사당 같은 곳으로 향하며, 이곳에서는 향을 태우며 한 해의 길상(吉祥)을 기원한다. 이를 민남어로 '기야춘'(行春) 또는 중국어로 '저우춘'(走春)이라고도 한다. 그 뒤 이웃, 친척, 친구, 사업파트너 등을 만나기도 한다.

이날 아침에는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하면 안된다. 옷을 빨아도 안된다. 이는 재물운이 물에 씻겨 내려간다는 설에서 생긴 믿음에서 왔다.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을 깨우려고 이름을 불러서는 안된다. 그럴 경우 상대방은 일년내내 일에 쫓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밥을 새로하지 말고, 섣달그믐날 남은 밥을 먹어야 한다. 지난해 남은 재산을 신년에도 유지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며느리는 이날 처가에 돌아가서는 안된다. 너무 일찍 처가에 가면 악운을 갖고 간다는 설이 있다.

대만 남부의 한 옛골목에서[류정엽 촬영=대만은 지금]


정월 초이튿날(견일),  며느리는 처가로 
결혼한 여자는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처가에 가서 부모를 봬야 한다. 이를 중국어로 후이냥자(回娘家)라고 부른다. 이때 부모에게 드릴 훙바오에 넣어 드리는 금액은 짝수여야 한다.


정월 초사흘날은 조용히 쉬는 날, 샤오녠차오(小年朝)
이 날은 운이 좋지 않은 날로 츠고우르(赤狗日)라고도 불린다. '적색 개'를 의미하는 츠고우는 분노의 신으로 여겨지는 전통이 있다. 사람들은 화를 피하고자 밖으로 소원을 빌러 나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보통 대만 사람들은 견일까지 매우 바쁘고, 이날은 휴식을 취한다.




정월 초나흘날, 신들이 인간세계로 돌아오는 날
이날은 신들이 음력 12월 24일 하늘 나라로 돌아갔다가 휴가를 보낸 뒤 인간세계로 돌아오는 날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정월 다섯째날 인간들이 일을 평안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고 한다. 이날을 '제선르'(接神日)라고 부른다. 이날은 신이 인간들의 출석체크(?)를 하는 날이기에 멀리 외출을 삼가해야 한다.



2017년 1월 31일(음력 1월 4일) 베이강(北港) 차오톈궁(朝天宮)[사이트 캡처]

정월 초닷새날, 신년 업무 시작 
보통 음력 1월 5일은 음력설 연휴가 끝나는 날로 대만인들은 정상적인 업무에 돌입한다. 모든 금기가 깨진 날로 대청소를 하며 재물의 신을 영접한다. 이날 반드시 쓰레기를 버려야 한다. 쓰레기는 '빈곤'을 밖으로 버린다는 의미다.

대만 남부 자이(嘉義)에 있는 옥황상제를 모신 옥황궁의 음력 1월 9일 모습[타이완하오신문 캡처]


정월 아흐레날, 옥황상제의 생일 
이날은 자연의 만물이 봄으로 돌아가는 시기가 시작되는 순간으로 도교에서는 옥황상제의 탄생일로 여겨진다. 도교 사찰에서는 이를 기리는 행사가 진행되기도 하고, 도교 신자들은 사찰에 모여든다. 이날 옷을 말리면 안된다는 풍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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