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로빈슨 크루소 양싼둬 할아버지 [둥썬신문 캡처]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40년 이상을 산속에서 홀로 살아오며 대만에서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로 알려진 양싼둬(楊三多, 84) 할아버지가 계곡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대만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할아버지는 3일 오후 3시경 화롄현(花蓮縣) 서우펑향(壽豐鄉) 바이바오시(白鮑溪)에서 민중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외상이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할아버지가 계곡을 건너던 중 발을 헛디뎌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싼둬 할아버지는 중국 윈난(雲南) 출신으로 국민당군으로 대만에 넘어와 1961년 퇴역한 뒤 화롄 산속에서 살아 왔다. 고향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국민당 정부는 대만으로 퇴패한 국민당군에게 보조금 지원을 했지만 방을 빌릴 만큼 금액은 아니었다.
그는 장막에서 백발의 머리와 양 같이 기른 수염으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었다.
함께 살던 동료 군인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이곳을 떠났고, 결국 양싼둬 할아버지는 혼자 남게 됐다.
그의 독거 생활은 2년여 전에도 대만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보도들에 따르면 물과 전기 공급 없이 산 속에 홀로 천막을 치고 꿋꿋하게 살아왔다. 그는 과거에 이러한 시설 없이 문제 없이 살았다.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소형 라디오가 전부였다.
취사도구가 있어 음식을 익혀 먹었지만 이마저 누군가가 훔쳐가 버런 뒤로는 직접 산에서 마을로 내려가 말린 음식과 우유를 사다먹기 시작했다.
그는 생전에 "일찌감치 혼자 자유로이 사는 것이 습관이 됐다"며 "최소한의 옷과 음식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옛날에는 계곡은 물고기와 새우를 잡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했지만 지금은 오염되버렸다"면서 "사람들이 농약과 제초제를 뿌리는 바람에 날 며칠 동안 병들게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