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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 시장 "군대는 시간낭비" 발언에 뿔난 국방부

대만 국방부 동영상 캡처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최근 커원저(柯文哲) 대만 타이베이 시장(무소속)이 군대에 가는 것이 시간 낭비라는 발언을 하면서 대만 국방부가 화가 잔뜩 난 모양새다.



27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열린 세계 시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흘간의 일정 중 이스라엘산 무인버스에 올라 이같이 밝혔다.

커 시장은 "교육, 국방, 산업을 하나로 모은 이스라엘은 똑똑하다"며 "대만은 군대 가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개인의 생각을 밝혔다. 앞서 그는 대만군이 추진 중인 모병제에 대해서도 '대만 독립'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회의감을 나타낸 바 있다.

다음날 오전 옌더파(嚴德發)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옌 부장은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대만) 군은 일찍이 산학과 결합되어 있다"며 "커원저가 (대만군의) 현 상황을 더 많이 이해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알지도 못하면서 망언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국방부는 27일 군인들이 각 전문분야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징집제가 아닌 모병제 위주의 전문 군인을 양성하고자 한다.

해당 동영상은 커 시장의 "군대는 시간 낭비"라는 발언을 겨냥해 제작됐다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천중지(陳中吉)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동영상은 커원저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동영상을 통해 실제 상황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도 커 시장에 비난을 쏟았다.

민진당 왕스셴(王世堅) 타이베이시의원은 "커원저는 알지도 못하고 마구 비판하길 좋아한다"며 "커원저 당신도 군대를 다녀왔는데 어떻게 군인들을 다 싸잡아서 이들이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냐"고 말했다.

국민당 리밍셴(李明賢) 타이베이시의원(국민당)도 "커 시장은 대체 뭔 헛소리를 하는 거냐"며 "커 시장이 총통에 당선되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최근 커 시장은 자신의 라인(LINE) 공식 아이디를 KP2020으로 바꿨다. KP는 커원저의 별칭인 커P(柯P)를 의미한다. 2020은 다음 대만 총통선거가 실시되는 해다.

커 시장은 2020년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으며 이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커 시장은 이에 대해 2020은 "아이니, 아이니(愛你愛你, 사랑해 사랑해)"의 의미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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