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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군의 횡설수설] 비극을 희극으로 승화한 대만영화, '마이 미씽 밸런타인'(消失的情人節)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2020년 대만에는 괜찮은 대만산 영화들이 많이 보였다. 그중 '마이 미씽 밸런타인'(消失的情人節)은 한 번쯤은 봐도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마이 미씽 밸런타인'은 2020년 제57회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편영화상, 최우수 감독상을 비롯해 5개 부문을 휩쓸었다. 

내 마음 속의 '요즘 대만 영화'라고 함은 대만스러운 소소함 속에서 독창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영화는 천위쉰(陳玉勳, 진옥훈, 58) 감독 작품이다.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영화계에 일찌감치 뛰어든 인물이 아니라는 것과 영화과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에서 그는 도서관학과인 교육자료과학과를 전공했다. 천위쉰 감독은 과거 금마장에서 코미디 영화 '열대어'(熱帶魚)로 최우수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금마장 영화제가 열리기 전에 타이베이의 한 극장에서 처음 이 영화를 봤다. 영화가 끝난 뒤 천위쉰 감독과 여주인공 양샤오치(楊曉淇) 역을 맡은 리페이위(李霈瑜)가 무대 위에 올라 영화에 대한 뒷이야기를 풀었다. 

천 감독은 대해 즐겁고, 유쾌하게 풀어내지만 내포된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는데, 그는 '비극'이라는 소재를 '코미디'로 풀어내는 데 중점을 두고 각본을 쓴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말은 금마장 시상식에서도 되풀이됐다. 

"비극을 만들어 내기 위해 코미디를 사용한다."

마이 미씽 밸런타인(消失的情人節)


'마이 미씽 밸런타인'은 시간을 매개로 전개되는 영화다. 우체국 직원인 여자 주인공 샤오치와 버스 기사인 남자 주인공 우구이타이(吳桂泰)는 각각 1초 빨리, 1초 늦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들의 시간적 차이를 이용해 각 주인공의 관점에서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보여준다. 

30세 샤오치는 경찰서에 들어가 밸런타인데이를 잃어버렸다고 실종 신고를 한다. 샤오치는 공원에서 우연히 알게 된 훈남과 함께 밸런타인데이를 보내기로 했지만 정신을 차리니 밸런타인데이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애인이 없던 그는 우연히 알게 된 남성과의 밸런타인 데이트를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한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집에 돌아와 라디오를 듣다가 갑자기 정전이 되고 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038이 적힌 열쇠를 건넨다. 그에게 038은 매우 낯이 익다. 이는 우체국에 매일 오는 특이한 남성 우구타이가 보내는 주소에 적힌 038과 동일했다. 


우구이타이는 어릴 적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샤오치를 알기 시작했다. 이들은 병원에서 헤어지기 전에 038사서함으로 서로 편지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그 뒤 우구타이는 학창 시절에도 샤오치의 뒤를 몰래 밟으며 짝사랑했다. 샤오치가 근무하는 우체국에 자주 나타나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의 038이라는 우체국 사서함으로 편지를 계속 보낸다. 

어느 날 우구타이의 시간이 멈추어 버린다. 모든 세계가 멈췄다. 그리고 그는 재빨리 샤오치를 찾아 나선다. 그는 샤오치를 데리고 짧지만 의미 있는 해변 여행을 떠나고 잊지 못할 기념사진도 찍는다. 

영화는 유쾌하고 재치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지만 주인공들에게는 과거 아픔들이 있고, 비극이 있다. 극중 구우타이역을 맡은 류관팅(劉冠廷)의 순수하면서도 괴짜스러운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고, 양샤오치 역을 맡은 리페이위의 명랑하고 발랄함이 연기를 통해 발산됐다. 

이 영화는 3221만 대만달러 어치의 표가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 본토 영화로는 세우기 힘든 기록이다. 하지만 제작비는 4천만 대만달러가 투입됐다. 대만 영화 치고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다.  



영화에서 볼만한 점은 영화의 배경이 된 곳들이다. 대만 타이베이시 신이상권, 런아이로, 난강역을 비롯해 남부 자이(嘉義) 해변에 이르기까지 대만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이 해변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정물화와 같이 정적인 세계를 그려내기에 이곳이 가장 적합했다고 천 감독은 말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멈춘 장면들이 촬영됐다. 

양샤오치 역을 맡은 리페이위는 영화 촬영 중 감독이 자신의 인내심을 계속 시험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감독이 원하는 양사오치의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연기를 여러 차례 해야 했다면서 40일 가까이 촬영만 하고 영화를 본 후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학수고대하던 밸런타인데이를 잃어버린 '비극'에서 재치있게 '희극'으로 승화된 스토리, 그 속에서 괴짜 남자 주인공의 순수하지만 조금은 변태스러운 '느림'을 통한 사랑의 표현, 그리고 양샤오치의 사랑을 깨닫는 과정 모두 볼만 했다. 소소하고 훈훈한 사랑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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