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와 관련해 읽은 재미난 글이 있어 메모 삼아 써 본다.
지난 20일 중국 유명 한반도 전문가가 윤석열 대통령에 강한 협박성 비판을 퍼부었다. 전날 19일 로이터통신은 윤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여기서 윤 대통령은 대만문제에 대한 입장을 거침없이 쏟았다.
정지용 중국 푸단대 한반도 연구소장은 자신의 페이지에 올린 글의 제목은 '윤석열은 대만카드 만지지 마! 계속 오답을 고르면, 한국은 흉한 국면에 직면할 것'이었다.
정지용 한반도 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 관련, "한국은 민감한 대만해협 문제에 관해 잘못된 방향으로 한걸음나갔다"며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현재 견해는 최근 서방 국가의 태도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근본적으로 미국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정 소장은 “윤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며 지난헤 지난해 8월 방한한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을 패싱한 일, 9월 질문 받은 대만문제에 대해 미국의 표준 답변을 따라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윤 대통령의 대답은 ‘대만 주변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며, 한국은 북한 위협에 우선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윤 대통령을 두고 한미 정상회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방미 일정이 잡힌 바람에 미국에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미국에 충성심을 보이면 더 나은 협상 분위기나 조건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두 번째 이유로 "한국이 대만해협 문제를 대하는 유럽의 태도를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G7의 중국에 대한 태도를 지켜보다 동참해도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한국이 (미국의) 종속국으로서 미국 밖에서 단독으로 대만해협 위기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사시 윤석열 정부가 미국을 따라 (대만문제를) 간섭하거나, 한국 영토에서 미군의 출격을 허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에게 위협이 된다면, 한국 내 미군의 자산은 물론 한국군도 중국의 합법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소장은 또 “맹목적으로 미국을 따르기 보다 자국의 안보가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올바른 선택지’를 고른다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은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바이든 오빠’(拜登欧巴)만 우러러볼 것이 아니라, 국제정세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특히 미국을 지키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가 이래라 저래라?
정지용 중국 푸단대 한반도 연구소장은 교수(학자)다. 보통 이런 전문가들는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측하지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다. 특히 다른 국가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중공 외교부가 할 일이다.
한반도 전문가 맞아?
윤 대통령의 선택에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다 치자. 정 교수의 조국을 윤 대통령은 일단 무시한 거니까.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선택에 대한 미래가 어떻게 될까? 구체적으로 전문가다운 이야기를 듣고 싶다. 글을 보면 소분홍(小粉紅), 왕쥔(網軍) 수준이다. 전문가라면 한국 윤 정부가 왜 이 선택을 했는가를 분석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내용인데?
매우 중공스러운 교과서적인 비판이다. 중공에 보여주기 위한 글이었을까. 글을 뜯어 곱씹으면, "눈치보다 태도 바꾼 윤석열", "미국에 충성하는 윤석열", "한국은 미국의 속국", "바이든 오빠 보지 말고 시진핑 오빠도", "자유민주주의 진영보다는 사회공산주의 진영에 줄 서라", "한국 영토에서 미군 출격 허용도 중국에 허락을" 등으로 압축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보니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과 비슷해 보인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우리에게 하는 소리랑 비슷하기도 하다.
글 쓴 정지용 교수는 중공 당원일까?
결국 찾아봤다. 정 교수는 인민해방군 외국어대에 입대했다. 인민해방군 출신이다. 한반도 업무를 담당했다고 한다. 인민해방군 출신, 군에서 한반도 업무 담당, 푸단대 박사학위 받고 퇴임 후 푸단대 교수로 변신. 빨개도 너무 빨간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