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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거장 허우샤오셴 감독, 알츠하이머로 반세기 영화인생 종지부

 


영화 '비정성시', '희몽인생', '자객섭은낭' 등의 작품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대만 영화감독 허우샤오셴이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어 영화를 더 이상 만들지 못하게 됐다고 대만 언론들이 26일 전했다. 그는 1989년 '비정성시'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대만 영화사에서 최초로 3대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으로 남았다. 1993년 '희몽인생'은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15년 '자객섭은낭'은 칸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의 부인과 자녀가 허우 감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가정 생활로 완전히 돌아와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현재 심신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이상 영화를 촬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들은 허우 감독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나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까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으로 인해 영화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허우 감독 가족이 이를 확인하기 직전 저명한 영국 영화평론가이자 허우 감독의 친구 토니 레인즈는 "지금 허우 감독의 건강이 악화돼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외신들은 이를 인용해 허우샤오시엔이 치매로 인해 "확실히 은퇴했다"고 전했다.

그의 건강 악화설은 2020년부터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2020년 대만 금마장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나는 영화를 찍는다. 이것이 바로 내 신념이다"라고 말해 많은 대만 영화인들을 감동시켰다.  그는 금마장에서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색상, 최우수 각본상 등 수차례 수상했다. 허우 감독은 1973년 영화계에 입문해 시나리오 작가, 조감독 등을 거쳐 1980년 첫 영화 '귀여운 여인'(就是溜溜的她)을 발표했다. 

영화 '비장성시' 4K 복원 버전이 올해 2월 대만에서 처음 공개됐다. 행사에 허우 감독은 돌연 불참했다. 그러자 그의 건강 악화설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허우샤오셴은 지난해 3월 자신이 제작에 참여한 드라마 '량천지스'(良辰吉時) 기자회견에 건강한 모습으로 자리한 바 있다.

비장성시의 주연을 맡았던 홍콩 유명배우 왕조위(61)는 26일 도쿄국제영화제 강연에서 허우 감독과 비장성시 촬영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비장성시를 두고 "내가 정식으로 시작한 작품으로 처음으로 나에게 예술을 어떻게 촬영하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시 허우 감독은 할일이 너무 많아 나와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지만 나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했고 책을 많이 읽고 역사에 대해 많은 걸 이해하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출신 유명 대만 영화감독 차이밍량(66)은 26일 작품 설명 기자회견에서 "예술하면 허우 감독이 떠오른다. 내 생일 하루 전날 허우 감독의 치매로 인한 은퇴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허우 감독은 내가 정말 존경하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도 좋아하고, 그의 인물도 좋아한다"며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시 나는 나이도 있고 공황장애도 생겨서 금마장 시상식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허우 감독의 수상에 기립 박수를 치러 갔다"며 "평생 살면서 성취감을 느꼈던 기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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