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래층 사람들' 대만판 포스터 [인터넷 캡처] |
대만 영화 '아래층 사람들'(樓下的房客)은 지우바다오(九把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추이전둥(崔震東) 감독의 작품이다. 추 감독은 2011년 개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我們一起追的女孩)의 출품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억1천6백만 대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인간에게 숨겨진 '악'에 대해 폭로한 이 영화는 2016년 타이베이영화제에서 관중표선상(觀眾票選獎)을 수상했고, 부천판타스틱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오래된 건물의 집주인은 방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통해 세입자들을 관찰한다. 마치 관음증에 걸린 환자처럼 즐긴다.
각 세입자들은 각자만의 관심사와 생활이 있고, 집주인은 이를 보고 세입자들의 욕망을 읽어내며 규제를 풀어준다.
첫 번째 세입자는 이혼남 왕씨. 수심이 가득한 그는 유치원생인 딸과 집에 머문다.
영화 '아래층 사람들' 중에서[인터넷 캡처] |
배우 리강성(李康生, 우측)은 유부남 동성애자의 연기를 펼친다 [인터넷 캡처] |
또 다른 남성은 게임에 빠져 있고, 초능력을 갖는게 꿈이다. 이러한 능력은 신념에서 비롯된다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산다.
성공을 꿈꾸며 돈과 재력을 가진 여러 유부남과 잠자리를 갖는 섹시한 직장인 천샤오제, 그리고 그의 윗집에서 청진기를 바닥에 청진기를 대며 천샤오제를 상상하는 체육교사, 청순한 이미지로 뭇남성을 설레게 만드는 여성은 나체로 사람을 살해하는 사이코패스.
집주인은 세입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술하며 규격화된 그들의 삶을 발견한다. 하지만 청순한 여성은 감시카메라로 도저히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없다.
이들의 욕망을 파악한 집주인은 이들의 삶을 바꿔보고자 한다. 규제를 풀어주면서 말이다. 이들이 그토록 원하고 갈망하던 '이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기회는 인간이 흔히 말하는 '도덕'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열쇠'를 이용해 도덕으로부터 감싼 봉인을 풀며 세입자들이 원하는 대로 꿈을 이뤄준다.
열쇠 덕분에 아래층의 그녀를 갖게된 체육교사[인터넷 캡처] |
방문을 여는 열쇠는 이 영화에서 도덕적 봉인을 푸는 도구로 '복선'역할을 한다.
집주인은 "누구나 악한 극본이 있다. 도덕의 약속으로 이를 잠궈 버리는 것이다. 이것의 봉인을 푸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단 봉인이 해제되면 참기 힘든 발광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아래층 사람들' 중에서 [인터넷 캡처] |
인간의 무한한 욕정과 욕구를 열쇠로 해결하는 이 영화는 세입자들의 모습은 어찌보면 대만 사회의 단편을 그렸다는 느낌이 강하다.
자유의 뒤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인간의 단편에는 자유를 가장한 방종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파라다이스'는 아닐까. 파라다이스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의 세계는 아닐런지 생각해봤다.
또한 이 파라다이스가 던지는 반전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