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진상헌]
해외 외식 브랜드의 한국 진출
최근 한국에 진출하는 해외 외식 브랜드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외식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은 국내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가 될 것이며 기존의 공룡 외식 브랜드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메뉴 개발 투자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소상공인들을 죽이는 짓 아니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이전의 자국민들의 자영업 보호를 위해서 외부 개방에 폐쇄적이었던 대표적인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의 경우도 최근에는 법 개정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을 이루고 있다.
물론, 국내 영화 시장에서 헐리우드 영화는 흥행이라는 공식이 사라진지 오래된 것처럼 유명한 해외 브랜드라고 국내에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영화도 적절한 시기에 좋은 배급사를 만나 흐름에 맞는 홍보를 통해서 빛을 보는 것처럼 외식 브랜드들도 적절한 진출 시기와 홍보 그리고 국내에서 검증된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한층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구워 삶지 못 한다면 아무리 해외 유명 브랜드라 할지라도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 유명 브랜드 본사들도 한국 시장을 허락하는 것은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대만에 거주해서 그럴까? 유독, 대만 샌드위치 브랜드 홍루이젠의 행보가 눈에 띈다.
홍루이젠 한국 1호점 모습 [홍루이젠 홈페이지 캡처] |
필자는 이전에 대왕 카스텔라의 몰락을 칼럼으로 다룬적이 있는데 안 읽어본 독자가 있다면 먼저 아래 칼럼을 읽어본 후에 홍루이젠 대해서 같이 의견을 공유하는 건 어떨까?
예정된 대만 카스텔라 몰락… “방송은 시기만 앞 당겼다”
당시 대왕 카스텔라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을 꼽자면 브랜드의 정체성 아닐까 싶다. 전국 곳곳에 카스텔라 매장이 하루에 100개씩 생겨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에 수 많은 카스텔라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가맹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에서 확인된 가맹 본부만 17개였다. 그리고 17개의 카스텔라 브랜드 안에 존재하는 수 많은 가맹점 사장님들의 통일성 없는 레시피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 (당시 계란 파동이 있긴 했지만 이게 주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1947년에 창립된 홍루이젠은 70년째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는 노하우를 그대로 가지고 한국으로 상륙했다 이미 한국에 샌드위치를 메인으로 하는 브랜드들이 존재하지만 홍루이젠은 그들만의 차별화 된 전략이 있는데 그건 다름 아닌 맛이다. 껌 하나도, 라면 하나도 모든 식품의 기본은 맛이다.
그리고 창조는 100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모방은 1년이면 충분하다. 홍루이젠이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진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맛 + (직원 서비스, 대표의 마인드 등) 최근, 얼마나 수 많은 뉴스 속에서 상식 이하의 사건들을 봐 왔는가?
하지만 홍루이젠은 한국 가맹 본부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출점을 진행하면서 현재는 가맹 문의를 잠정 중단하였다.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 속도를 조절하는 모범적인 행동으로 보여지며 맛 이외에도 준비된 브랜드라는 느낌이 든다.
[2018년 3월 1호점 오픈 후. 현재 오픈 매장 : 78개, 오픈 예정 : 23개 합계 : 101개]
출처 : 홍루이젠 홈페이지. (10월 23일자 기준)
월평균 15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2일에 1개꼴이다.
성공의 원인
런칭한지 1년이 채 안 된 브랜드의 성과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지난 카스텔라의 결과물과 비교했을 때 홍루이젠의 행보는 우려보다는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가맹점 고려를 하는 예비 사장님들이라면 나와 비슷한 고민과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1. 작은 평수의 창업 가능 :
5평으로도 창업이 가능하고 창업 비용이 6,500만원 (임대료 제외)
2. 인건비 절감 가능 :
샌드위치의 경우 완제품이 본사에서 배달되기 때문에 1인 창업도 사실상 가능한 셈이다.
3. 아침 문화 선도 :
바쁜 일상에 아침을 거르기 일쑤인 현대인들에게 이만한 간편식이 또 있을까 싶다. (사실 샌드위치의 유래를 보더라도 도박에 심취했던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 4세 존 몬테규가 카드 게임을 멈추지 않고 허기와 식욕을 충분히 만족시키기 위해서 고민 끝에 탄생되었다고 나와 있다)
4. 합리적인 가격 :
치솟는 물가에 1,000원대로 먹을 수 있는 아침 메뉴가 또 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하나 더 적자면 대왕 카스텔라는 식사보다는 간식의 느낌이 샌드위치는 간식보다는 식사 혹은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느껴진다. 특히나 간식은 안 먹어도 끼니는 제대 챙겨야 하는 필자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홍루이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이 문제에 대해서 대표도 실무자도 아닌 그저 대만에 한국 국민으로서 바라는 희망사항임을 일러둔다.
1. 유행에 흔들림 없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야 할 것
한국에서는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인 1947년에 대만에서 창립해서 현재까지 70년이라는 역사를 간직한 대만 특유의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브랜드이다. 한국에서도 그 장인 정신이 잘 유지되기를 바란다.
2. 유사 브랜드에 대한 대비
이전 카스텔라가 그랬던 것처럼 유사 브랜드가 생겨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70년 동안 유지해 온 그 고유의 맛까지 COPY 할 수는 없을 것이다.
3. 브랜드 브로커가 아닌 국가 간의 문화 교류를 책임지는 전도사
대왕 카스텔라의 몰락은 수많은 가맹점 사장님들의 생계유지에도 타격이 있었겠지만 대만 입장에서 보면 대만도 피해자이다. 대왕 카스텔라가 한국에서는 비싼 가격, 낮은 품질 탓에 기존에 대왕 카스텔라에 대해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의 마음도 변심했기 때문이다.
국내 외식 기업 혹은 개인 사업자들이 해외 브랜드를 수입하는 첫 번째 이유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과 수익 창출임에는 자명한 사실이다. 다만, 바람이 하나 있다면 해당 국가의 문화를 한국에 전파한다는 사명감을 가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흔들림이 있어도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수많은 생계형 가맹 사장님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말과 함께 정리한다. 유행의 속도는 대만도 한국만큼이나 빠른 곳이다. 아무리 강한 태풍이 불어도 자리를 지키는 나무는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이유는 뿌리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뿌리가 단단한 브랜드로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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