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총통(중앙)과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우) [인터넷 캡처]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민진당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이 내년에 치러질 총통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 연임을 노리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격돌이 예상된다.
19일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라이칭더 전 원장이 총통 선거 출마를 위해 당사에 들러 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라이 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대패하면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타이난(臺南)으로 돌아가 입법위원(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들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그 과정에서 당의 상황이 극도로 어려워졌다고 깊이 느꼈다고 밝혔다.
라이 원장은 중국의 거센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하는 한편 국민당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발표한 대만 정책인 일명 '시오점'(習五點)은 대만을 집어 삼키려 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말하는) 92공식은 하나의 중국만 있을 뿐 국민당이 말하는 각자 표기의 원칙은 없으며, (중국은) 대만에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체제)를 수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민당은 앞다투어 중국과 평화 협정을 맺고자 노력하고 있다. 티벳의 피의 교훈은 우리에게 중국의 병합을 해서는 안됨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만은 주권과 독립국가로서 자유, 민주주의, 인권의 생활을 이어 가야 하며 제 2의 홍콩과 티베트가 될 수 없다"며 "2020년 총통 선거는 그만큼 중요한 대만의 미래이기도 하다"고 총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민진당 총통 후보 선거에서 총통 연임 의사를 밝힌 차이잉원 총통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라이칭더의 경선 출마로 인해 민진당이 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라이 원장이 차이 총통에게 돌직구를 날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소식통을 인용해 라이 원장은 강력한 사명감을 갖고 있으며, 당이 절대 지면 안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 원장은 또 경선후보 등록 전까지 당 고위 인사들들에게 총통 선거 참가 의사를 조심스레 알리며 의견을 물었고, 이들 대부분은 라이 원장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진당 내부에서는 라이 원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차이 총통의 연임을 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내 고위층 인사들은 당내 단합을 위해 라이 칭더가 2020년 총선 참가를 원치 않는다며 이런 혼란스러움을 타 다른 경쟁자가 이득을 본다면 당과 라이칭더 모두에게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19일 오전 민진당 소속 입법위원(국회이원)들은 한 자리에 모여 "민진당은 단결해야 한다"며 "단결만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이칭더의 총선 참가는 그가 속한 당내 신조류파(新潮流)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라이 칭더는 앞서 선거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일 차이 총통은 라이칭더 경선 출마에 대해 말을 아꼈다. 둥썬(東森)신문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집정단체의 구성원, 국가 정무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