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위키피디아]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최근 코로나19 감염으로 화제가 된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영국 총리가 지난달 19일 자국의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아시아로 보내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항모가 대만에 정박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존슨 총리는 항모 파견으로 미국 및 일본과 합동 훈련을 진행할 수 있으며 항해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의도는 중국의 지나친 주권 주장에 대해 도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이 홍콩에 대한 정치적 단속을 늘리고 새로운 국가보안법을 실시함에 따라 영국이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은 1997년 발효된 영국-중국 공동선언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는 홍콩의 독립적 정치, 경제 시스템이 50년간 변치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중국 당국을 비판했고, 영국 정부는 300만 홍콩인을 대상으로 영국국적 해외여권을 신청할 자격을 부여해 시민권 취득을 장려할 방침이다.
일본 언론 닛케이 아시안은 영국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중국 당국에 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항모는 영국 해군이 보유한 가장 큰 규모의 군함으로 40대의 항공기를 적재, 운반할 수 있으며 1분 내에 4대의 전투기를 격납고에서 비행 갑판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35B스텔스 전투기 14대, 헬기 8대로 구성된 편대가 배치될 것으로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엘리자베스 항모의 운항에 있어 군인들의 식량과 물자를 보충하기 위해 보급항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대만의 항구를 영국 항모에 개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만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기반으로 가오슝 항구를 개방해 항모를 정박시키더라도 사실상 중국이 이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유칸후지(夕刊富士)는 지난 10월 27일 서방국가의 대만을 지키려는 결의를 보여주고자 퀸 엘리자베스 항모를 대만에 정박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또한 대만 정부는 영국 선박의 대만 정박에 반대한 적도 없다.
현재까지 대만 정부의 행보로 미루어 보아 유연한 태도로 상황을 잘 활용해 양안문제로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항모의 대만 정박설에 의구심이 든다.
해외 군함의 정박 문제를 놓고 과거 2016년 입법원에서 열린 외교국방회의에 내용에서 대만내 모든 군항에는 미군 항모가 정박할 수 없다고 류즈우(劉志斌)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가오슝 항구만 유일하게 정박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항모 7만 톤급으로 수심 때문에 대만 해군의 가장 중요한 기지인 가오슝 쭤잉기지에도 정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쭤잉기지의 경우 수심 때문에 1만톤 규모의 군함은 정박할 수 없다. 게다가 출구 역시 하나 밖에 없다. 이러한 내용 역시 류즈우(劉志斌)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2016년 밝힌 것이다.
대만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고자 2006년부터 관련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지만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완공 계획은 2032년으로 미루어졌다. 예산도 당초 290억 대만달러에서 404억 대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