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현지시간 26일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하루 빨리 대화를 재개하고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데 입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날부터 3일간 미국 워싱턴 방문 일정을 시작한 왕이 외교부장은 블링컨 장관 회담에 이어 27일 내일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왕 부장의 워싱턴 방문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부 외신은 회동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왕 부장의 이번 워싱턴 방문은 꽁꽁 얼어붙은 미중 관계의 쇄빙선으로 평가된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여기에 참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만찬까지 함께 하는 블링컨과 왕이는 이번 회동이 건설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중국과 미국은 차이점과 갈등이 있지만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공동의 이익과 과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미가 대화를 재개하고, 더욱 심층적이고 전면적인 대화를 진행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대화를 통해 오해와 오판을 해소하며 끊임없이 공감대를 확대하고, 호혜협력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무너지지 않고 안정되도록 추진해야 양국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궤도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누가 팔이 두껍고 목소리가 큰가가 아니라 미·중 3개 공동성명 조항을 준수하는지, 국제법을 준수하는지에 달렸다”며 "법과 국제관계의 기준이 시대의 발전과 추세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 모든 것은 시간과 사실이 증명할 것이고, 역사가 공정한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만남을 두고 중국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계속 열어두기 위한 노력의 또 다른 이정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행동에 우려를 표명할 기회이자 군사 통신 재개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미·중 군사 통신 채널 폐쇄했다.
왕 부장의 방미 하루 전 마이클 맥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과 김영 미 하원 외교위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중국 공산당의 거짓 약속을 쉽게 믿어서는 안된다는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는 중국 공산당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지적하는가 하면 대만과 필리핀에 대한 군사 도발 행동부터 미국 시민과 정치범에 대한 자의적 구금, 국가들에게 부채 함정 기반 시설 건설을 강요하는 것까지 중국 공산당이 이를 분명히 했다. 중국은 미국에게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