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어 능력시험 대만 응시자 48% 증가
한국어 인기 급증 하지만 일본어 여전히 강세
대만내 3개대 한국어과 설치 그러나 49개대 일본어학과 운영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지난해 대만에서 한국어능력시험 토픽(TOPIK)에 응시한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토픽 시험은 초급과 중고급으로 나뉜다. 초급은 듣기, 읽기 영역으로, 중고급은 듣기, 쓰기, 읽기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어 능력시험이 대만 북부 타이베이(台北), 중부 타이중(台中), 남부 가오슝(高雄) 등 3곳에서 시행됐다.
총 응시자는 1만650명이었다. 이는 전년인 2016년보다 3천440명 늘어난 것으로 무려 4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아이돌,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국어 학습자가 부쩍 늘었다고 알려져 있다.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 케이팝이 흘러 나오는 건 이미 수년 전 일이 되었고, 대만인들의 대화에서 간단한 한국어가 섞여 나오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한류' 덕분임은 분명하지만 제2 외국어 학습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분석된다. 대만인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영어 다음으로 일본어가 외국어 학습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어능력시험인 JLPT의 경우 대만에서 토픽보다 8배에 가까운 8만6천58명이 응시했다.
시험장도 토픽보다 1곳이 더 많았다. 타이베이, 타오위안(桃園), 타이중, 가오슝에서 JLPT가 실시된다.
JLPT는 일본유학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 일본유학을 위해서는 '일본유학시험'(EJU)에 응시해야 하며 이 시험은 언어 능력과 기본 학과목 능력도 내용에 포함시키고 있다.
[류정엽 촬영=대만은 지금] |
대만 고등학교에서 학교 재량권에 따라 제2외국어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대만 교육부가 발표한 2015년 1학기(하반기) 자료에 따르면 제2외국어를 학습하는 고등학생은 5만3천570명으로 그 중 절반이상인 약 55%가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어를 선택한 고등학생은 2만9천262명이었지만 한국어를 선택한 고등학생은 4천259명에 불과했다. 약 7배에 달한다.
한국어의 인기가 상승한 것으로도 보인다. 2005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고등학생은 42명이었다. 일본어는 2만여 명에 가까웠다.
일각에서는 한국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자질을 갖춘 한국어 교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만 명문 중정(中正)고등학교 일본어 한국어 교내경연대회[류정엽 촬영=대만은 지금] |
앞서 연합보는 대만 최고의 명문여고라고 꼽히는 북일여고(北一女)에서 제2외국어를 강화하고 있다며 2015년에 일본어 9개반, 독일어반 5개반,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각 3개반이 설치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어반은 없었다.
대만내 대학교에 정식으로 설치된 한국어 학과는 국립정치대학교(國立政治大學), 중국문화대학교(中國文化大學), 국립가오슝대학교(國立高雄大學) 등 3곳 뿐이다. 가오슝대는 학과가 아닌 동아시아어문학과 한국어조로 되어 있다.
2018년 1월 자료에 다르면 다른 외국어대만내 일본어학과는 49개 대학교에 설치돼 있다. 독일어학과, 프랑스어학과, 스페인어학과는 각각 8개교, 7개교, 5개교에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