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원저 타이베이시장(우)과 왕즈빙 타이베이시의원(좌) [대만 나우뉴스 캡처]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한 때 대만 한류로 큰 주목을 받았더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가오슝시장(高雄市長)의 파면이 지난 6일 밤 결정된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페이스북의 올린 글이 논란이 됐다.
차이잉원 총통은 파면 확정되자 대만 민주주의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90만 명 이상의 가오슝시민이 민주 권리를 행사해 내린 집체적 결정으로 대만 민주를 한 단계 발전시켰고 이 결과는 모든 정치인들에게 가장 큰 경계심을 유발시켰다"고 평가했다.
차이 총통은 이어 "투표는 이미 끝났다. 모든 사람들은 심정을 가라앉히고 다시는 서로를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견의 다름도 평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며 "이는 대만 민주주의의 가장 주목할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오늘 밤 이후 가족은 여전히 가족이고 친구는 여전히 친구로 서로 존중하고 의지하여 대만 사회가 단결하여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의 이러한 화법은 야당 정치인들의 불만을 샀다.
8일 대만민중당(台灣民眾黨) 소속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시장은 타이베이시의회에서 "총통은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며 "그냥 우리는 가오슝시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라는 한 마디만 하면 됐다"며 차이 총통을 비판했다.
커원저 시장은 이어 "차이잉원은 도박에서 이기고 말싸움에서도 이기려고 한다"며 "이긴 건 이긴거고 이런 말은 쓸모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국민당 의원도 불만을 토로했다. 왕즈빙(汪志冰) 타이베이시의원은 "왜 한궈위 파면이 통과된 것이 '민주가 진보된 것'으로 불리느냐"며 여당(민진당)의 개입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한 시장 파면은 민간단체 주도 하에 이루어졌지만 배후에 민진당이 깊숙히 개입되어 있다는 설도 나돌았다.
이에 앞서 민진당은 지난 3일 파면 투표에 대해 가오슝 시민들은 파면 찬성, 반대에 관계없이 6월 6일에 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가오슝시민들에게 투표를 해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천치마이(陳其邁) 행정원 부원장도 "가오슝 출신이므로 6일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찬반 의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가오슝 시민이 결정할 것"이라며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천치마이 행정원 부원장은 2018년 가오슝시장에 출마했다가 한궈위 시장한테 패했다.
아울러, 커원저 타이베이시장은 시정질의에서 한궈위 다음으로 누가 파면 위기를 맞게 될 것 같느냐는 리바이이(李柏毅) 시의원의 질문에 "내 존재를 잊어달라", "요즘 매우 조용하게 지냈다. 말도 아끼면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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