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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임 촬영] |
[글=서승임(徐承任)]
대만은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지만 타이베이 시내 곳곳에 적지 않은 행사들이 열린다. 타이베이 무자(木柵)의 한 카페에서 작은 시장을 연다길래 다녀왔다. 마침 이곳은 자전거를 타고 강변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곳이었다.
공관(公館)에서 강변 길을 따라 40분 정도 자전거를 타니 오른편에는 7년 전의 추억이 가득한 정치대학교가 보였고, 왼편에는 강둑 위에서 맥주를 들고 앉아 있는 타이베이 사람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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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임 촬영] |
수제, 음악, 일상 그리고 공감
사람들과 어깨가 닿지 않으면 지나다니지 못할 정도로 작은 공간을 가득 메운 수제품들이 시선을 끈다. 나무를 직접 깎아 만든 사진기 모형의 열쇠고리, 작가의 필체가 살아있는 글자가 새겨진 엽서, 대만을 섬세하고 화려하게 묘사한 사진, 그 외 각종 가재도구와 꽃꽂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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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임 촬영] |
사람냄새 가득한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음악공연이었다. 한국의 제이래빗(J Rabbit)을 연상케 하는 여성 듀오 '23號半'의 노래의 주제들은 일상으로 채워져 있다. 어릴 적 잡던 엄마 손, 수영 끝나고 아빠가 사준 간식, 내 가방에 넣고 싶은 물건과 같은 가사 한 소절 한 소절은 아직 유학생활이 낯선 나에게 적지 않은 공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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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임 촬영] |
서울처럼 타이베이 역시 높고 화려한 마천루 뒤 작은 골목으로 점점 사람들이 모여든다. 남들이 인정하는 것에서 내가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 경쟁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천천히 발견할 수 있는 곳, 기계의 속도에서 잠시 탈출해 사람의 속도를 재발견할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강변 작은 카페 뒷마당에서 열린 오늘의 작은 시장 역시 사람다움에서 나올 수 있는 수제, 음악, 일상, 그리고 공감의 가치를 묵직하게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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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임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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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임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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