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독일이 대만에 투자를 허가한 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독일은 대만의 두 번째 해외 투자국으로 급부상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8일 보도했다.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독일의 대만 투자액은 9억7700만 달러로 싱가포르(20억 달러)에 이어 대만의 두 번째 해외 투자국이 됐다. 그뒤로 미국(6억1천만 달러), 영국(5억1300만 달러), 일본(4억9600만 달러) 순이었다.
다만, 대만 경제부는 어떤 독일 기업이 투자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의 투자는 주로 대만 인프라쪽에 쏠렸다. 전력 및 가스 공급업이 8억8900억 달러로 총 투자액의 91%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서비스업(5166만 달러), 정보통신업(1530만 달러), 제조업(1226만 달러)이 그뒤를 이었다.
주타이베이 독일경제판사처(GTO) 처장은 "독일 기업은 대만 시장에 대해 큰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대만의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을 계속 지원하고 대만의 서비스 및 생산 시설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장은 올 상반기 독일과 대만간 무역 총액은 11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 2년 전 동기대비 17.8% 증가했다며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의 주요 무역파트너 국가인 중국(-28.1%), 한국(-25.8%), 일본(-13.7%), 미국(-12.2%)은 모두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독일이 가장 투자한 '전력 및 가스 공급업' 분야는 반도체 산업과도 연관이 있다. 또한,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는 독일에 유럽 첫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대만 공상시보는 독일 언론들을 인용해 이날 열린 TSMC 이사회에서 독일 드레스덴의 공장 설립을 결정했으며 독일 정부는 50억 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투자액의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유럽의 첫 공장 드레스덴 팹 향후 자동차 및 공업용 칩을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이와 관련 해외 투자는 이사회 공시 내용에 따를 것이라며 별 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TSMC는 지난 2021년 독일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에 공장 설립을 위해 작센주와 협상을 벌여왔다. 소식통은 TSMC가 보쉬, 인피니언, NXP와 합작투자사를 구성해 새로운 독일 팹을 공동 운영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