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를 들고 고난의 행군을 선포한 에바항공 승무원들[대만 연합보] |
[대만은 지금 = 류정엽(柳大叔)]
에바항공 파업이 16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에바항공 승무원 노조 30 명 등을 포함한 시민단체 회원 60여 명은 5일 새벽 5시부터 11시간 동안 27km에 이르는 행진을 벌였다고 대만 연합보, 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들은 타오위안 난칸(南崁), 신베이시 신좡(新莊), 반차오(板橋)를 거쳐 오후 3시 50분경 타이베이 시먼딩(西門町)에 도착했다.
그뒤 최종 목적지인 총통부 앞으로 향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다.
파업에 참가 중인 승무원들은 "에바항공은 횡행하고 승무원은 고행한다"(長榮航橫行、空服員苦行)라는 구호를 내걸고 직접 제작한 '대게'를 들고 행진했다.
옆으로 걷는 대게는 에바항공이 승무원 노조에 대한 태도를 상징한다.
이들은 총통부에 진정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가한 승무원들은 차이 총통에게 1인 1편지를 쓰는 활동도 벌였다.
노조 측은 차이 정부가 노동인권 의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대중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대게를 들고 총통부로 향하는 에바항공 승무원노조원[중국시보] |
린자룽(林佳龍) 교통부장(장관)은 이날 오전 "이 파업은 단순 사내 노동쟁의가 아니라 여행객 및 여행업자의 권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교통부는 항공을 주관하는 기관으로서 파업시간이 길어질 경우 앞으로 정부는 항로 및 항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린 부장은 이어 각 항공사가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도 처분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교통부는 항로 및 항권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며 노동부와도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위자(林昱嘉) 타오위안승무원직업노조 대표는 "에바항공은 다음 정기협상 시간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사측과 두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에바항공 측은 노조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항공사 측은 2차례 협상을 벌여 성의를 보였고, 이들이 요구한 6가지 사항에 합의에 도달했다며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그러면서 노조는 파업에 참여한 승무원의 안전을 책임저야 하며 신체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격렬한 항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에바항공은 3일 타오위안 난칸 본사 파업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에바해운 건물에 파업철수를 돕는 전담 센터를 설치했다. 파업에 참여한 승무원이 회사 복귀를 원할 때 돕기 위해서다.
4일 밤 에바항공측은 전담센터에 자사 직원 및 법률 전문가 등을 위탁, 파견해 여권 신청, 사원증을 발급 등을 통해 이들의 회사 복귀를 돕고 있다며 이틀간 많은 승무원들이 전담센터에 왔다고 밝혔다.
에바항공이 파업 현장에 복귀하란 메시지를 담은 "집에 돌아오렴" 풍선[자유시보 캡처] |
정원찬(鄭文燦) 타오위안시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6개 협의 사항은 양측이 동의했지만 현재 동의하지 않은 부분들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 시장은 "노조의 성장은 필연적인 것으로 파업 후 협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파업은 수단일뿐이며 협상은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5일 "계속 파업을 지켜보고 있다"며 "속히 사건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현재 남은 일부 협상안은 양측이 이성적으로 소통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린자룽 교통부장은 에바항공 경영진들과 5일 저녁에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 복귀할 수 없다며 "집에 돌아갈 길이 아직 안 보인다"는 메시지를 든 에바항공 승무원 [인터넷 캡처] |